정부, 부동산PF 위기심화따라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검토
업계 “장기적으론 의미있으나
경기악화로 당장 효과는 난망”
연초부터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서울시 등이 일제히 신규 주택 공급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지가 속출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까지 심화하면서 신규 주택 공급난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악화일로에 있는 만큼 당장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급등한 공사비와 고금리 상황이 여전한 데다, 건설업 불황은 올해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정부의 새해 주택 공급 정책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서울 은평구 재개발의 최대어인 대조1구역은 1일부터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조합으로부터 공사비를 정산받지 못한 현대건설이 15개월 만에 공사를 중단한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는 정비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장기적으로 의미가 큰 정책”이라면서도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라 당장 효과를 보긴 어려워, 정책 발표와 이행 간의 시차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내놓은 신년사를 통해 주택 공급 확대에 대한 의지를 확인한 점에 대해서는 “시장 침체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며 건설업계는 그나마 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윤 대통령은 전날 “특히 재개발·재건축 사업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사업속도를 높이고 1인 내지 2인 가구에 맞는 소형 주택 공급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 지방자치단체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취임사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와 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정비 사업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했다. 국토부가 기존에 재건축·재개발의 큰 장애물로 작용해 온 ‘안전진단’을 생략하면서 노후도 기준만 적용하는 규제 완화 방안을 이달 중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2024년에 ‘신속통합기획’ 104곳, ‘모아주택’ 115곳, ‘모아타운’ 81곳에 대한 사업 추진을 가속화해 양질의 주택공급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 지자체가 신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총력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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