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범 처벌 조항 업체에 적용 불가
경쟁 기업의 인력을 채용해 영업 비밀을 탈취한 뒤 제품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미수에 그쳤다면 해당 업체를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이탈리아 화장품 기업 인터코스코리아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직원 홍모 씨에 대해선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회사의 사용인 홍모 씨가 피해자의 영업비밀을 부정 사용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쟁점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회사를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9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 등이 해당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해 제18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해당 양벌규정은 영업비밀 부정 사용 미수범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콜마에서 2008~2017년까지 근무하며 화장품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색조연구소 기반연구팀 이사를 역임한 홍 씨는 2018년 인터코스코리아로 이직한 뒤 한국콜마가 개발한 자외선 차단제 핵심 기술을 빼내 제품을 생산하거나 생산하려고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인터코스코리아 또한 영업 비밀 탈취와 관련한 주의 업무를 소홀히 했다며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공소 사실 일부를 인정하고 홍 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인터코스코리아에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항소 단계에서 검찰이 예비적으로 추가한 부정사용 미수에 대한 공소사실도 인정하고 홍 씨에 대해선 1심 형량을 유지하는 한편, 인터코스코리아에게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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