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등 복합위기 여파로 민간 소비는 줄어들고 소상공인의 경영부담은 커진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우림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지웅 기자
고물가·고금리 등 복합위기 여파로 민간 소비는 줄어들고 소상공인의 경영부담은 커진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우림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지웅 기자


■ 소비 한파 속 전통시장 가보니

“인터넷 주문하고 배달 시키고
시장 오는 사람 점점 없어져”
판로 확보 등 실질 대책 시급


“대출이자, 인건비, 월세는 갈수록 올라 나가는 돈은 많은데, 손님들은 도통 지갑을 열지 않으니 들어오는 돈이 없네요. 새해부터 막막합니다.”

2일 오후 서울 중랑구 우림시장. 분식집을 하는 60대 박모 씨는 고물가 속 불경기에 연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박 씨는 “매일 장사해 봐야 적자인데, 이거(장사) 접고 차라리 배달 아르바이트를 뛰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날 우림시장에선 예전 같은 활기를 느낄 수 없었다. 그나마 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진열된 물건을 눈으로만 관찰할 뿐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는 분위기였다. 시장에서 만난 40대 주부 김모 씨는 “예전에는 시장에서 2만~3만 원이면 푸짐하게 샀는데 요새는 그 돈이면 물건을 몇 개 사지도 못한다”며 “최대한 필요한 것만 골라서 산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민간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지수)는 지난해 1∼11월에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1∼11월 기간에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03년(-3.1%) 이후 20년 만이다.

물건은 갈수록 안 팔리는데 고금리·고물가 등 복합위기로 각종 비용 부담은 늘면서 영세 소상공인들의 시름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10년 넘게 우림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해 온 김모(69) 씨는 “과일값이 비싸진 것도 문제지만, 요새는 사람들이 과일도 다 쿠팡 프레시 등 온라인으로 주문한다”며 “올해 전통시장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도 “사람들이 밖에 안 나오고 집에서 배달시켜 먹는다”고 했다.

3일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새해 첫 달 경기전망이 동시에 악화했다. 소상공인의 올해 1월 전망 경기지수(BSI)는 79.5로 전달 대비 5.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넉 달 연속 내림세다.

최근 정부와 은행권이 대출이자·전기세 감면 등 소상공인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단기적인 지원보다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분산된 지원책을 한 번에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상공인 전담기관이 필요하다”며 “특히 소상공인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 지원, 온라인 유통 판로 확보 등의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