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4명 정원에 현원은 3193명
재판지연 해소위해 법개정 시급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 지연 해소책 중 하나로 법관 증원을 제시했지만, 국회에서 관련 법이 개정되지 않아 올해 추가로 뽑을 수 있는 법관이 수십 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서는 “재판 지연을 지적하는 정치권이 해결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법관의 현원(파견·휴직자 포함)은 3193명으로 정원 3214명 대비 99.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올해 사직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추가로 선발할 수 있는 신규 법관은 21명에 그치는 셈이다. 법원행정처는 통상적인 수준의 퇴직자가 나올 경우 신규 판사 임용 숫자는 올해 50∼60명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이후 신규 채용 법관은 매년 120∼150명대였다.
대법원은 법관 증원이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한 기본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들어 난도 높은 사건이 증가하고, 공판중심주의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판사 숫자가 크게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사법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기업·조세 사건 재판 기록은 2014년 평균 76.3페이지에서 2019년 평균 508.9페이지로 늘어나는 등 사건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추세다. 조 대법원장도 전날 시무식에서 재판 지연 해소를 언급하며 “법관 증원 등 인적 여건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판사 정원은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이라는 법률로 정해져 있다. 몇 차례 증원을 통해 법관 정원이 3214명까지 늘어났는데 2019년 이후 5년 동안 고정됐다. 법무부는 판사 정원 370명을 2027년까지 늘리는 개정안을 2022년 12월 제출했는데 현재 국회에서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여당은 판사 정원을 검사 정원과 함께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야당은 검사 증원은 안 된다고 맞서면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판사 정원법 개정안 제출 시 검사 정원 220명도 늘리는 ‘검사 정원법’ 개정안도 함께 제출한 바 있다. 2019년부터 검사 정원도 2292명으로 유지됐고, 지난해 12월 기준 현원은 2092명으로 정원 대비 90%를 넘어섰다. 검찰은 수사 기간 단축을 통한 국민 권리 보호, 범죄수익 환수·범죄피해자 지원 등 업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검사 정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원로 법조인은 “예산까지 배정된 사안이 정쟁 때문에 지체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연·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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