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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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승 씨, 현대차 상대 소송…"무단결근 동안 임금 지급 의무 없어"


대법원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철탑농성’을 벌였던 최병승 씨가 "부당해고 기간 동안 받지 못했던 임금을 달라"며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사 측의 대기발령 조치에 응하지 않고 무단결근한 기간 동안 임금은 회사가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원직 복직이 아니라 대기발령을 냈다 하더라도 경영상 필요에 따른 결정이라면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최 씨가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지위 확인 등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배치 대기발령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고, 최 씨가 이에 불응하여 출근하지 않은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최 씨가 대기발령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단 결근한 기간 동안의 임금은 현대차가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인사질서, 사용주의 경영상 필요, 작업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근로자에게 원직복직에 해당하는 합당한 업무를 부여하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로서 대기발령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관계자는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대기발령을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적법하다는 취지가 아니다"며 "대기발령이 ‘원직복직에 해당하는 합당한 업무’를 부여하기 위한 임시적 조치로서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정당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보아 대기발령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요건을 제시하였다는 데 이번 판결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2002년 현대차 사내 하청업체에 입사해 일하던 최 씨는 정규직화 투쟁을 벌이다가 2005년 2월 출입증을 회수당하고 사업장 출입이 금지됐다. 최씨는 이에 대해 2011년 12월 "현대차의 해고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2005년 이후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3년 회사 출입을 금지한 사 측의 처분은 부당해고로 무효라고 판단하고, ‘부당해고로 판명된 경우 평균임금의 200%를 가산해 지급한다’는 현대차 노사의 단체협약이 최 씨에게도 적용된다고 판단해 약 8억4000만 원을 최 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씨는 2심에서 추가로 2013년 1월 이후의 임금도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차는 2012년 2월 대법원에서 사내 하청이 불법 파견에 해당하며 최 씨를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와 그를 2013년 1월 9일 정규직 입사 통보를 하며 원직 복직이 아니라 배치 대기발령을 냈는데, 최 씨는 이에 불응하며 927일 간 무단결근을 한 바 있다. 이에 2심은 무단결근 기간 동안 지급되지 않은 임금 일부도 현대차가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도, 가산금 적용 대상은 아니라 보고 약 4억6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한편, 이날 대법원은 최 씨 사건과 쟁점이 유사한 오지환 씨 사건에 대해서도 복직 시 대기발령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아산공장사내하청지회에서 활동하다 해고 당한 오 씨는 이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임을 인정받고 복직했지만, 대기발령 조치를 받고 이에 불복해 무단결근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그를 징계해고 했고, 중앙노동위원회도 해고를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김무연 기자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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