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문승진(34)·이은빈(여·33) 부부
저(승진)는 아내와 물리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기간에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아내와 사귀고 100일 정도 지났을 때, 중국으로 출장을 가게 됐어요. 하필 중국이 코로나19로 몸살을 앓던 상황이라, 호텔에서 격리당한 채 거의 두 달가량 머물러야 했어요. 이제 막 사귄 여자친구(현 아내)와의 관계도 끝나겠다고 생각했죠. 거의 포기 상태였어요.
제 걱정과 달리 아내는 저의 자취방에 틈틈이 들러 청소하는 등 저를 대신해 깔끔하게 관리해 줬어요. 그리고 제가 귀국하는 날에 맞춰 직접 끓인 국과 갈비찜 등 반찬을 냉장고에 넣어뒀어요. 저는 20대 초반 어머님께서 돌아가시고 누나가 시집간 후 아버지와 단둘이 살았었거든요. 그래서 갖가지 반찬에 국을 차려놓고 식사하는 것은 어릴 적 추억과 마찬가지였어요. 집에 도착해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저도 제 모습이 당황스러울 만큼 울컥했어요. 바로 아내가 보고 싶더라고요. 또 이 여자를 절대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을 결심한 이유는 또 있어요. 아내에게 힘이 돼 주고 싶었거든요. 아내는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님(장모님)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계신 날이 많았어요. 그래서 아내는 일찍이 동생과 생활 전선에 뛰어들면서 마음고생도 많았고, 강해져야만 했어요. 그런 아내에게 기댈 수 있는 가족이 돼주고 싶었어요. 연애 기간에도 장모님을 친엄마처럼 생각하고 병원도 모시고 다녔어요. 어버이날에 아내 가족들과 다 같이 펜션 여행도 갔고요.
프러포즈는 아내가 먼저 해줬어요. 아내는 결혼식 때 제가 입을 예복을 사서 상자 안에 넣고, 풍선으로 집을 꾸몄어요. 그리고 제가 발 딛는 곳마다 편지 하나하나 놓아뒀어요.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퇴근 시간에 맞춰 기다리다가 제게 말했죠. “나랑 결혼해 줄래?” 지난 2022년 11월 저희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앞으로도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돼 줄 거예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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