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승륜 기자



오는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피의자인 김모(67) 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가 결정된다. 경찰은 포렌식 등을 통해 김 씨의 공범과 배후 세력, 온라인상 활동한 단체, 범행 동기와 관련해서도 막판 수사 중인데, 이 과정에서 확인된 당적 등 정치적 배경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9일 오후 피의자 신상정보공개위원회 개최…당적 공개는 안 할 듯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8일 오전 언론 브리핑을 통해 김 씨의 신상정보공개위원회가 다음 날 9일 오후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내외부 위원 7명 이상으로 구성되는데, 이날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되면 김 씨의 얼굴, 이름, 나이 등이 공개된다. 경찰은 지난해 6월 또래 살인범 정유정의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범죄의 중대성·잔인성이 인정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사본부는 위원회 판단에 따라 김 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더라도 당적과 관련한 내용은 알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수사본부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청사를 압수수색해 김 씨의 당적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정당법에 따라 수사기관이 알게 된 피의자의 당적 정보를 누설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범행 장소 숙박지 공범 여부도 확인…"데려다준 차주는 공범 아니다"

수사본부는 김 씨의 공범·배후와 관련해 막바지 수사 중인데, 김 씨가 범행 전 숙박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지역과 범행이 이뤄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에 공범 있는지도 본다. 경찰은 범행 전날 차량에 김 씨를 태워준 인물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으나 공범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피의자의 범행 전후, 범행 당시 CCTV 동선에 따라 관련자를 다 수사했다"고 말했다. 이외 참고인 조사를 받는 이가 더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은 "다수의 사람을 수사 중이고 범죄 관련성 여부 철저히 수사 중"이라고 비슷한 답변을 반복했다.

◇포렌식 통해 공범·온라인 선동자 체크…프로파일링 이어 사이코패스 분석 절차도

김 씨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한 경찰의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수사본부는 늦어도 오는 11일까지 사건을 송치하기 위해 김 씨의 스마트폰 PC 등 전자기기 포렌식을 8, 9일쯤 마무리할 계획이다. 경찰은 기기 안의 이미지, 영상, 링크 사이트, 커뮤니티 활동 내역, 문자 메시지 내용 등을 다 확인했다. 현재 김 씨는 단독범을 주장하지만, 경찰은 포렌식과 통신사 통화 내역 정보 등 분석을 통해 공범과 배후 세력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중 선동에 이끌려 범행을 저질렀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경찰은 김 씨의 커뮤니티 활동 내역도 들여다봤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만약 온라인에서 선동한 이가 있으면, 이 사람이 범행 사전 계획 수립에 참여했는지 등을 따져보고 공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프로파일러가 김 씨의 심문에 참여해 진술을 분석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또 김 씨의 디지털 포렌식 자료를 토대로 사이코패스 분석을 하는 절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피습한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김모(67) 씨가 수사관들에 이끌려 부산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승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피습한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김모(67) 씨가 수사관들에 이끌려 부산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승륜 기자
◇시간 단위 동선 보니 범행 전 가덕도 머문 시간은 10분 미만

이날 경찰은 김 씨의 범행 전부터 당일까지 행적을 시간, 교통수단을 구체화해 10분 단위로 공개했다. 김 씨 지난 1일 오전 8시40분 천안아산역에서 KTX에 승차해 부산역에 오전 10시 40분 도착했다. 이후 택시를 타고 봉하마을에 오전 11시 50분쯤 도착한 뒤 봉하마을에서 승용차를 얻어타고 오후 4시쯤 평산마을에 도착했다. 김 씨는 평산마을에서 울산역까지 버스로 이동해 오후 5시쯤 도착한 뒤 울산역에서 KTX를 타고 오후 6시쯤 부산역에 도착했다. 이후 그는 부산역에서 가덕도까지 지하철과 택시로 이동해 오후 7시 40분쯤 도착했다. 김 씨는 이날 가덕도에서 승용차를 얻어타고 오후 7시50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모텔 숙소로 돌아왔다고 한다. 김 씨가 범행을 저지른 지역인 가덕도에서 10분도 채 머무르지 않았다는 이야기인데, 이곳에서 범행을 계획하기에는 짧은 시간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경찰은 관련해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모텔에서 하루 잔 뒤 다음날 2일 오전 택시 타고 부산 가덕도에 오후 8시쯤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흉기 아산서 KTX 탈 때부터 소지…봉화마을 대신 가덕도 선택 이유도 수사 중

김 씨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지난해 4월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뒤 손잡이를 빼고 양날을 날카롭게 간 뒤 종이로 감싸는 식으로 개조했다. 그는 이 도구를 범행 전날 아산에서 이 도구를 갖고 KTX 열차를 탄 뒤 봉화마을 방문 때는 물론 범행 전까지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김 씨가 봉화마을에서 범행을 저지르지 않고 가덕도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이곳에서 더 접근이 쉬웠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계속 수사 중이라고 답변했다. 김 씨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지, 국내 한 언론사 온라인 게시판에 피의자 이름과 같은 명의의 게시글이 올라와 수사 중이라고 들었는데 범행 동기와 관련이 있느냐 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경찰은 "본인은 아니라고 진술하는데, 온라인 로그 기록 등을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이 대표와 측근들을 부산대병원, 서울대병원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관련 내용을 수사 중인 게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은 "확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우리 수사 바운더리에 있는 내용 아니다"고 대답했다.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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