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왼쪽)과 중국계 배우 앨리 웡(오른쪽)이 8일 열린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각각 남녀주연상을 수상한 후 트로피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왼쪽)과 중국계 배우 앨리 웡(오른쪽)이 8일 열린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각각 남녀주연상을 수상한 후 트로피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AP 연합뉴스


■ 오늘 LA서 시상식

이성진 감독 연출 ‘성난 사람들’
중국계 앨리 웡은 여우주연상

셀린 송 감독 ‘패스트 라이브즈’
작품상 등 5개 부문 후보 올라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41)이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한국계 이성진 감독이 연출하고 스티븐 연, 중국계 배우 앨리 웡(42) 등이 출연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은 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단막극 시리즈 부문 남녀주연상을 나란히 수상했다.

단상에 오른 스티븐 연은 감격에 겨운 듯 가족들과 동료들의 이름을 하나씩 거론하며 “‘성난 사람들’은 나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한국계 감독 정이삭이 연출한 영화 ‘미나리’(2021)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고배를 마셨던 스티븐 연은 ‘성난 사람들’로 3년 만에 아쉬움을 달랬다.

1983년생인 스티븐 연은 한국에서 태어나 5세 때 캐나다로 이민 간 뒤 미국으로 이주했다. 오랜 무명시절을 보내다가 ‘워킹 데드’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한국 감독이 연출한 영화 ‘옥자’ ‘버닝’ ‘미나리’ 등에 출연했다. 올해 개봉되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에도 출연한다.

‘성난 사람들’은 미국에서 살아가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삶과 정서를 입체적으로 그려 호평받으며‘제2의 기생충·미나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녀 주연상 외에도 TV 단막극 시리즈 부문 작품상 후보로도 노미네이트됐다. 내년 1월 열리는 에미상 시상식에도 11개 부문 후보로 올라 있다.

이성진 외에 셀린 송 감독 등 한국계 크리에이터는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 미국 최고 권위 방송 시상식인 에미상 등에 연이어 노미네이트됐다.

이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5개 부문에 오른 ‘패스트 라이브즈’의 감독과 배우.  AP 연합뉴스
이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5개 부문에 오른 ‘패스트 라이브즈’의 감독과 배우. AP 연합뉴스


영화 ‘넘버3’를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기도 한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이 연출한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총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최고 영예인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각본상, 비영어권 영화상, 영화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배우 그레타 리) 등에 노미네이트됐다.

이 영화는 다음 달 18일 열리는 영국 영화TV예술아카데미가 발표한 영국 아카데미상에서도 작품상, 외국어영화상, 오리지널 각본상, 감독상, 남자 주연배우상, 여자 주연배우상 등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최종 후보는 18일 발표된다. 이외에도 미국 뉴욕타임스가 ‘패스트 라이브즈’에 출연한 한국 배우 유태오를 오는 3월 개최되는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후보로 꼽으며 “훌륭하다”고 극찬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초등학교 시절 첫사랑과 20여 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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