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산업부 차장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노동·교육·연금의 3대 구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통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겠다”며 노사 법치 확립과 노동시장 유연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핵심 개혁방향으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 날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서도 노동시장을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언급은 정부가 올해 노동개혁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대통령은 3대 개혁과제 중 노동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우리 노동시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와 방향을 정확히 제시했다”며 “정부의 강도 높은 노동개혁 추진으로 불합리한 노사 관행과 제도가 선진화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예를 되짚어보면 노동개혁 성공을 낙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중점 추진사업으로 △노동개혁 완수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일자리 불확실성 선제 대응 등을 설정한 바 있다. 노조 회계 공시를 통해 회계 투명성 강화에 있어서는 일정 수준 성과를 냈다. 하지만 ‘노동규범 현대화’ 과제로 정했던 노사 자율적 선택권 확대를 위한 근로시간 관련 입법, 파견업무 대상 확대 등 파견제도 선진화, 노사 대등성 확보를 위한 대체근로 개편 등은 사실상 추진조차 되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게 타당하다.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상생임금위원회’는 지난해 2월에 발족했지만, 눈에 띄는 결과를 낸 게 없다.

이처럼 노동개혁이 지지부진했던 데는 국회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노동규범 현대화 과제가 실현되지 못한 것은 대부분 법 개정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노조는 사용자에 착취당하는 절대 약자’이고, 따라서 사용자를 강력히 규제하고 노조는 더 보호해야 한다는 해묵은 인식을 버리려 하지 않는다. 민주당은 여당이던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 등 개정을 통해 노조 단결권을 대폭 강화하면서 사용자의 방어권 등 노사관계 힘의 균형을 위한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무기로 야당이 된 후에도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입법을 좌절시키고 되레 ‘노란봉투법’ 등 친노조 입법을 주도해왔다.

경영계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하는 대기업 강성 노조의 막강한 권력, 임금 체계와 고용의 경직성 등은 여전하다. 노조의 무분별한 사업장 점거 금지 없이 윤 대통령이 강조한 노사 법치주의 확립은 어불성설이다. 대체근로 허용, 고용 규제 완화 등 할 일이 산처럼 쌓여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법 개정 없이는 노동개혁은 올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친노조 성향 정당들이 과반 의석을 유지한다면 당장 노란봉투법부터 다시 처리될 것이다. 3분의 2 의석을 차지하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도 소용없다. 결국, 노동개혁의 성패는 오는 4월 총선 결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성훈 산업부 차장
김성훈 산업부 차장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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