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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학창시절에는 교우관계도 좋고, 성적도 나쁘지 않았고, 여러 가지 잘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점수를 맞춰 대학에 갔는데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으면서 휴학을 반복하다 보니, 졸업이 늦어지게 됐어요. 사실 굉장히 슬프고 죽고 싶은 정도는 아니었는데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하다 보니 굳이 대학의 많은 과제 등을 견딜만한 이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20대 초반이 통째로 날아가 버린 기분입니다. 사실 조금만 노력해도 결과가 나왔던 10대에 비해서, 선택한 전공이 너무 안 맞았다는 것도 부끄럽고, 또 잘못된 선택을 할까 봐 두렵습니다. 전공과 관련 없는 자격증이나 국비지원 교육을 받아보라고 하는데, 제가 애를 썼다가 잘 안 되면 얼마나 창피할지 걱정이 앞서요. 새로운 도전을 앞둔 두려움을 어떻게 해야 회복할 수 있을까요?

A : 도전의 결과 집착말고 노력하는 과정 생각해야 자신감 생겨

▶▶ 솔루션


사람들이 노력 과정을 두려워하는 까닭 중에 하나는, 어떤 일을 이루는 데 있어서 재능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력보다 재능이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말이죠. 10대 시절에는 무엇인가를 잘하고 인정받는 경험을 해보셨다고 하셨죠? 그런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있어서 더욱 큰 두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과정에 대해서는 잊고 대부분 결과만 기억하게 됩니다. 학창 시절의 나쁘지 않은 성적, 여러 가지 잘하는 것이나 교우관계 등에 있어서도 내 노력이 깃들어 있었을 것입니다. 타인의 노력 과정은 몰라서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심지어 스스로의 노력도 인정하지 않을 수 있지요. 결과만 기억하면서 그 결과를 마치 그냥 얻은 것처럼 착각할 수도 있으나 당시에도 내가 성실하게 노력했다는 그 과정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재능이 전부가 아니라 열심히 도전할 때 그래도 꿈에 다가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캐럴 드웩의 저서 ‘마인드셋’에 보면 달라지는 과정을 중시하는 사고방식인 성장 마인드셋을 가져야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고, 그 성과의 열매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나의 많은 요소가 결정돼 있고, 타고난 재능이 중요하다는 고정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다면, 노력을 두려워하게 된다고 합니다. 혹시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노력해서 잘 안되는 것이 더 창피하고, 그럴 바에는 아예 노력하지 않는 게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하지만 타인은 내가 어떻게 사는지, 얼마나 노력을 하는지에 대해 관심도 없고, 또 과정을 잘 몰라줍니다. 그러니 새롭게 도전하는 과정을 부끄러워하거나, 그 과정에 있어서 타인을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성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스스로만 인정하면 충분합니다. 자신감을 다 갖추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시작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면 두려움이 줄어들고 자신감이 생기게 됩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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