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국회 본회의 도중 이재명 대표와 문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데일리 제공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국회 본회의 도중 이재명 대표와 문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데일리 제공


입원 중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성희롱 논란 징계 수위를 친명계 좌장인 4선 정성호 의원에게 의논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을 두고 여당은 “이렇게 되면 피습 이후 이 대표의 첫 메시지가 ‘현근택은요?’인 것”이라는 비판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이 대표와 정 의원의 텔레그램 대화를 언급하며 “이렇게 되면 피습 이후 이 대표의 첫 메시지가 ‘현근택은요?’인 것”이라며 “이 대표가 병상에서까지 측근을 챙기고, 친명 핵심을 향한 공천 컷오프는 안 된다는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밤 현 부원장은 경기 성남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시민단체 송년회에서 민주당 성남 지역 정치인인 A 씨의 수행비서로 일해 온 50대 여성 B 씨에게 ‘너네 같이 잤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부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기회가 된다면 직접 뵙고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밝힌 상태다.

그 후 정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대표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대화에서 이 대표가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고 묻자 정 의원은 “당직 자격 정지는 돼야 하지 않을까, 공관위 컷오프 대상”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너무 심한 거 아닐까요?”라고 되물었고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 부대변인은 “이 대표의 의지는 분명해 보였다. 당원 자격 정지나 공천 컷오프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라며 “성 비위를 저질러도 내 편은 품고 어떻게든 국회의원으로 만들려는 안이한 인식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자랑하는 ‘시스템 공천’은 허울뿐인 제도가 될 것이고, 사실상 이 대표에 의한 친명 일색 공천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에는 구성원들의 징계를 논의하는 공식 기구가 없는 것이냐. 대체 무슨 이유로 당 대표와 최측근이 특정 인사의 징계 수위를 논의한단 말이냐”라면서 “징계 수위를 두고 측근과 몰래 상의하는 장면은 이재명의 뜻이 곧 민주당의 결정으로 이어지고 민주당은 공당이 아닌 ‘이재명의 당’이 되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0일 퇴원한 이 대표는 현 부원장의 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당 윤리감찰단에 조사를 지시했다. 친명(친이재명)계 현 부원장은 비명(비이재명)계인 윤영찬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 출마를 준비 중이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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