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수 유지땐 1월 3400억 손해
1분기까지는 1조5000억 예상

투자자들 “설명 의무 다 안해”
불만 민원만 1000건 넘게 접수
금감원, 은행 등 12곳 현장검사


올해 처음 만기를 맞는 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이 지난 8일부터 확정돼 은행들이 400억 원대 원금 손실을 투자자에게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H지수가 5400선을 유지할 경우 1월에만 약 34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ELS 관련 민원만 1000건이 넘는 등 투자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ELS 판매 잔액이 큰 4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농협)의 홍콩H지수 기반 ELS 상품에서 지난 10일까지 총 403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처음으로 손실액이 확정된 것으로, 그동안은 홍콩H지수가 하락하면서 대규모 손실 가능성만 언급돼 왔었다. 홍콩H지수에 기반을 둔 ELS는 통상 가입 후 3년 뒤 만기가 됐을 때 홍콩H지수가 가입 당시의 70%를 넘으면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반대로 70% 밑으로 떨어지면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을 보게 된다. 홍콩H지수는 2021년 상반기 10339.99~12228.63 사이를 움직였다가 최근에는 550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은 5421.23이다.

홍콩H지수 기반 ELS의 만기는 일별로 계속 돌아오기 때문에 손실액은 계속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도 은행권에서 10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확정돼 고객 통보를 앞두고 있다. 현재 홍콩H지수가 3년 전 상품 가입 당시의 50% 수준으로 떨어졌기에 은행들은 원금 대비 손실비율을 48~52%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은행에서만 이달 3400억 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며, 1분기까지는 손실 규모가 1조5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판매분까지 합치면 손실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눈덩이 손실’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도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금감원에 ELS 관련 민원만 올해 초까지 1000건이 넘게 접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ELS가 고위험 상품임에도 은행에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등 판매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8일부터 12개 은행·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반과 분쟁조정반을 중심으로 현장조사에 나섰다”며 “금융사들이 ELS 판매에 있어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지를 판단하는 동시에, 민원을 제기하는 금융소비자의 내용을 직접 듣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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