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합니다 - 김민호(32)·이지원(32) 커플
‘우리 이별의 끝은, 결혼.’ 오는 10월 결혼식을 치르는 저(지원)와 예비신랑(예랑)의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전체 연애 기간 중 가장 좋았을 때 결혼을 결심한 게 아니라 가장 좋지 않았던 시기라 할 수 있는, 헤어졌을 때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저와 예랑은 테니스 모임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저희 둘은 왼손잡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보다 테니스를 먼저 배웠던 예랑이 저를 전담해서 가르쳐 준 이유이기도 했죠. 그러면서 저희는 남들보다 일찍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예랑의 적극적인 고백으로, 저희는 연애를 시작했죠. 연애를 시작하고 참 많이 싸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다퉜습니다. 다만 싸우더라도 헤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죠. 그러다 사귄 지 3년이 되기 직전, 저희는 헤어졌습니다. 물리적 거리 문제가 컸습니다. 예랑이 강원 삼척으로 이직하게 됐고, 저는 서울에서 대학원을 다녔습니다. 저희 모두 결혼을 고민할 나이인데, 저는 결혼해도 강원도에 갈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어요. 예랑은 삼척에서 잘 지내는데 결혼 때문에 서울로 오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했죠. 결혼 이야기를 꺼내면 항상 싸움으로 끝났어요. 저희가 헤어졌던 가장 큰 이유입니다.
헤어진 후에야 ‘그때 내가 양보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제가 예랑을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평행선을 달렸던 부분들에 대해 서로 양보하기로 하고 다시 연인이 됐죠. 재회한 이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 예랑이 삼척에서 일할 때랑 같은 직무로 사람을 뽑았어요. 결과적으로 예랑은 이직에 성공, 장거리 연애 문제가 해결됐어요. 또 얼마 전 청약도 당첨됐어요. 결혼해서 예랑이 닮은 딸과 저 닮은 아들 낳아, 함께 테니스 치는 상상을 해봐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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