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찜닭. 문화일보 자료사진
안동찜닭. 문화일보 자료사진


프라이드치킨. 문화일보 자료사진
프라이드치킨. 문화일보 자료사진


1970년대 안동 구시장서 프라이드·양념치킨에 맞서 출시
조선시대 부촌인 ‘안(內)동네’서 먹던 찜닭서 유래설도



사람들은 안동찜닭을 언제부터 즐기기 시작했을까.

경북 안동에서 유래한 ‘안동찜닭’은 토막 낸 닭고기에 갈비찜 양념과 당면, 각종 채소 등을 넣고 물기가 약간 있게 조리한 음식이다.

안동찜닭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우선 조선 시대 안동의 부촌인 도성 안에 살던 사대부·양반·중인계층이 특별한 날 해먹던 닭찜을 도성 밖 평민들이 ‘안(內)동네 찜닭’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있다. 이게 정설이라면 안동찜닭은 전통음식이 맞다.

그런데 1970년대 생닭이나 튀김 통닭을 팔던 안동시 서부동 구시장 내 가게에서 양념·프라이드 치킨에 맞서기 위해 안동찜닭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말도 나온다. 1980년대 중반 구시장에서 단골손님들이 원하는 재료를 넣어 만들다 보니 찜닭이 됐다는 설도 있다.

지역사회에선 오히려 구시장 닭골목에서 양념·프라이드 치킨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을 가장 신빙성 있는 주장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치킨집이 유행하자, 닭골목 상인들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개발해낸 음식이 안동찜닭이란 얘기다.

구시장에서만 팔리던 안동찜닭은 2000년대 안동 출신의 서울 찜닭 사업을 계기로 방송에 자주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안동 하면 떠오르던 간고등어·안동식혜·헛제삿밥 등을 제치고 지역 대표 음식으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안동찜닭은 원도심 쇠락과 대형마트 진입으로 존폐 위기를 맞은 구시장을 살려낸 음식이다. 조선 시대 개설된 ‘안동장’의 전통을 잇는 상설시장인 구시장은 인근 기차역 외곽 이전 등으로 유동 인구가 줄면서 점포가 줄줄이 폐업하는 위기를 맞았다가, 안동찜닭이 널리 알려지며 시장이 활력을 되찾았다.

현재는 주말이면 구시장에 형성된 안동찜닭골목에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이 골목엔 찜닭 집 30여 개가 나란히 붙어 있다. 안동시와 구시장 상인들은 안동찜닭골목 입구에 찜닭 형상 등 각종 조형물과 바닥 조명도 설치했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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