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욱 공수처장 기자간담회
“건수보다 기반마련 중요시해
나중에 역사의 평가 받을 것”
구속영장 청구 5회 전부 기각
법조계 “옥상옥 우려 현실화”
오는 20일 퇴임을 앞둔 김진욱(58·사법연수원 21기)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임기 내내 끊이지 않은 수사력 논란에 대해 “나중에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하거나 구속영장을 발부한 공수처 수사 사건이 없어 김 처장이 빈손으로 퇴임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처장은 1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공수처 정례브리핑에 직접 참석해 지난 3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초대 처장으로) 인적·물적·규범적·시스템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사건 1~2건 하는 것보다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수처에 뭐가 중요하냐 말씀 들리면 독립성, 중립성, 수사능력 이런 우선순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임 후 3년 동안 ‘수사력 부재’라는 혹평에 시달린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공수처를 향한 비판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사건 한 건 한 건이 민감하고 정치적 함의가 있어 검찰과 대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중압감이 굉장하지만, 수사 여건은 좋지 않다”며 “공수처 검사는 임기가 3년으로 제한된 ‘평생직장’”이라고 언급했다. 공수처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다루고, 검사 임기도 짧아 어려움이 많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김 처장은 임기 동안 원년 멤버 검사 13명 중 2명을 제외한 전원이 퇴직했고, 내부에서 김 처장을 향한 공개적 비판이 나와 조직 관리도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수사와 기소 권한이 달라 혼선이 빚어지고, 타 기관과 협력관계가 논란이 됐던 데 대해서는 “학계에서 입법적 해결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처장 임기 동안 공수처는 직접 기소한 사건에서 유죄를 받아내지도 못했고, 청구한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됐다. 공수처는 2021년 1월 출범 후 △김형준 전 부장검사 뇌물수수 △손준성 검사장 고발 사주 의혹 △전 부산지검 검사 수사기록 위조 의혹 사건 등 3건을 직접 수사하고 기소했다. 고발 사주 사건은 현재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았고, 나머지 2건은 모두 2심까지 무죄가 선고됐다. 총 5차례 청구한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됐다. 손 검사장에게 두 차례, 뇌물 혐의 경찰 경무관과 감사원 간부에게 각각 두 차례와 한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이를 두고 ‘5전 5패’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최근 검찰과 공수처가 수사 자료 수령을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는데 ‘옥상옥’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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