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영 부산대 의대 교수 논문

부산=이승륜 기자 lsr231106@munhwa.com

“고독사 예방을 위해선 취약계층의 사회연결망 강화뿐 아니라 알코올·약물 대책도 함께 나와야 합니다.”

나주영(45·사진) 부산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법의부검 자료를 통한 대한민국 고독사에 관한 고찰’ 논문을 싣고 “연구 대상이었던 고독사의 63%에서 0.03% 이상의 혈중알코올농도가 확인됐다”고 17일 전했다.

나 교수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한 법의부검 자료 664건 중 사망 뒤 3일 이상 지나 발견된 고독사 사례 128건(19.3%)을 분석했다. 그는 “망자가 주변인과 단절된 이유를 분석한 결과, 건강 문제로 인한 단절이 전체 사례 중 55%(61명)로 가장 많았다”며 “건강문제 이유 중 음주가 43건으로 최다였고 그중 10건은 알코올이 직접적 사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또 “사례 속 10건(7.8%)의 자살 중 약물 중독에 의한 사망이 5건이었다”며 “고독사 우려자의 약물 남용을 막을 제도적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교수는 그 방안으로 복지관 가정 방문, 중복 처방 정신질환 약품이나 수면제 약국 내 전산관리 등을 제시했다.

나 교수는 “전통적 가족 구조 파괴가 고독사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체 사례 중 110건(85.9%)에서 결혼 상태를 파악했는데, 미혼 44명(40%), 사별 2명(1.8%) 외에 이혼·별거가 절반 이상(61명·55.5%)이었다. 고독사 현장의 최초 발견자를 따져봐도 시신 부패로 악취가 나자 이웃이나 건물 관리인, 임대인이 시신을 발견하는 경우가 50.9%(65건)로 가장 많았다. 나 교수는 “가족과 떨어져 있는 고독사 당사자의 상황을 처절하게 보여주는 분석 결과”라면서 “이런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 고독사 예방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이어 “일부 외국인 노동자나 불법 체류자의 고독사는 장기 투숙 숙박시설에서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정책적 접근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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