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8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동시대 학교를 다녔던 친구들, 선후배들한테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게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86 운동권 청산’을 주장한 한 위원장에 대한 비판이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위원장이 92학번인 것 같은데 본인의 출세를 위해서 바로 고시 공부를 한 거 아닌가"라면서 "운동권 정치를 청산하자고 하려면 그렇게 나쁜 프레임 정치를 할 게 아니라 어떤 것이 문제인지를 얘기해야 건강한 토론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 전 실장은 "군사정권 시절에 양심을 못 가졌거나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자기 일신에만 매달렸거나 하는 것이 무슨 콤플렉스가 있는 게 아니라면 다시는 그런 얘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한 위원장이 ‘서울의 봄’을 보셨는지 모르겠다"며 "제가 운동을 하려고 뛰어든 게 아니고 군부 쿠데타 세력이 일상을 무너뜨리면서 쳐들어온 거다. 무섭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도망가지 않고 버티고 싸운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이 운동권 청산의 사례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김경률 비대위원을 공천하겠다고 전날 밝힌 데 대해선 "보수 정당 시스템 공천을 마련했다고 하더니 본인이 그냥 공천을 막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비대위원의) 정치적 경력이나 기세나 스타일이 정 의원과 특별히 대척점에 있는 것 같지도 않다"며 "정 의원이 굉장히 속으로 웃고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또 4월 총선을 앞두고 야권에서 탈당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진행을 봐야 한다"면서도 "막상 탈당하고 나면 그 현실은 더 어렵다는 것을 지금 경험하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낙연 전 대표든 나가신 세 분(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든 나가지 않고 안에서 견디면서 이기는 게 진짜 이기는 것이라는 얘기를 자주 드렸다"며 "현실을 견딜 수 없고 또 진행돼 온 과정이 있기 때문에 탈당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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