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폭언 등 갑질사례도 많아
고용업체 78% ‘노동법 위반’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본 최모(19) 양은 생애 첫 아르바이트를 구했다가 ‘사회생활의 쓴맛’을 봤다. 지난달 서울 은평구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한 최 양은 정식 고용 계약에 앞서 ‘연습 기간 확인서 및 계약서’에 사인해야 했다. 최저 시급도 주지 않는 수습 기간에 더해 아예 무급으로 일하는 ‘연습 기간’을 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최 양은 이틀간 총 8시간 동안 테이블 청소, 레시피 숙지 등을 하며 무급으로 일했다. 나중에야 부당 고용이란 사실을 알고 항의했지만, 업주는 “자발적으로 사인 했으니 문제없다”고 맞섰다. 최 양은 18일 “어리고 잘 모른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 같아 화가 났다”며 “청소년근로권익센터에 상담하고 본사에 항의했다”고 전했다.

겨울방학을 맞아 ‘알바 시장’에 뛰어든 청소년들을 상대로 ‘고용 갑질’을 일삼는 비양심적인 업주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는 청소년들은 혹시 모를 불이익을 걱정해 대응하지 못하거나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는 것을 악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2019∼2022년 20세 이하 청소년을 고용한 업체 4만7530곳을 점검한 결과, 3만7049곳(78.2%)이 노동법을 위반할 정도로 심각했다.

지난해 수능을 본 오모(19) 양 역시 광진구의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반복적인 협박과 폭언을 들었다. 오 양은 “사장이 몇 달 전 사라진 메뉴판을 찾으라며 찾지 못하면 메뉴판 값을 월급에서 깎겠다고 협박했다”며 “평소에도 사장은 ‘들이패버릴까보다’ ‘아르바이트생이 제대로 하지 않으니 이 모양이다’라며 폭언을 일삼았다”고 호소했다. 구교현 알바연대 대표는 “많은 사업주가 수능을 갓 마친 청소년은 한시적으로만 일한다고 생각하고, 그 기간에 정당한 노동권을 잘 지켜주지 않는다”며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한 과도한 갑질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승현 노무법인 삶 노무사는 “폭언·협박은 직장 내 괴롭힘, 연습 기간 무급 노동은 근로기준법상 임금 체불에 해당한다”며 “연습 기간에 노동자가 동의해도 강요·강압에 의해 이뤄졌다면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승현·김린아 기자
권승현
김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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