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강진 병영소주
햇보리쌀·전통 누룩으로 빚어
30일 저온발효 후 1년간 숙성
백종원 유튜브에 소개돼 입소문
강진=김대우 기자 ksh430@munhwa.com
문화재가 즐비한 전남 강진이 요즘은 보리소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강진을 ‘남도답사 1번지’라 불렀다. 강진에는 다산 정약용이 1801년 유배 와 처음 묵은 사의재(四宜齋)를 비롯해 다산초당, 고려청자박물관 등 국보급 문화재가 있다.
강진은 조선 시대 왜구의 침입을 막았던 군사 요충지였다. 강진군 병영면에 조선조 500년간 전라도·제주도 병권을 총괄한 육군 총 지휘부 전라병영성의 흔적이 지금도 온전히 남아 있다. 병영면은 예부터 보리와 귀리가 많이 나던 지역이다. 병영성 병마절도사가 보리로 술을 빚어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의 장군이 마셨던 당시 가양주(家釀酒·집에서 빚는 술)를 대한민국 식품명인(61호) 고 김견식(1938∼2023) 병영양조장 전 대표가 복원한 술이 ‘병영소주’(사진)다.
병영소주의 역사는 해방 직후인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누룩 공장을 운영하던 김남식 씨가 현재의 병영양조장을 설립했다. 김 명인은 김남식 씨의 집안 동생으로 18세 때 병영양조장에 입사해 전통주 제조법을 배웠다. 김 명인은 지난해 별세하기 전까지 전통주 제조와 복원에 공을 들였다. 병영소주에는 그의 66년 내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햇보리쌀 100%와 전통 누룩으로 빚는 병영소주는 알코올 함유량이 40%에 달하는 고도수 증류식 소주다. 덧술을 두 번 하는 삼양주 방식으로, 원주를 만들어 30일 저온 발효한다. 발효한 밑술을 증류한 후 1년 더 숙성시켜야 비로소 병영소주가 완성된다.
병영소주는 보리 향이 은은하고 알싸하면서도 목 넘김이 부드러워 애주가들 사이에서 인기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도 소개된 병영소주는 남도 전통주 품평회(3회 수상)와 국제 식음료 품평회(별 2개)에서 잇달아 상을 받으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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