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툴리눔 톡신 제제, 제약·바이오 ‘수출 효자’

대웅제약 ‘나보타’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1133억
그 중 83%인 935억 해외 매출
전체 해외 매출 절반은 미국서

메디톡스 ‘MT10109L’

세계 첫 비동물성 액상형 제제
지난달 FDA 허가신청서 접수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승인 기대



흔히 ‘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수출 효자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화 상태로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낮은 단가로 ‘치킨게임’(가격 인하 전쟁)을 벌이기보단 해외 비중을 늘려 제품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독보적인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133억 원에 달하는 데, 이 중 83%(935억 원)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전체 해외 매출 절반이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발생한 점이다.

대웅제약은 2014년 자체 개발한 나보타를 국내에 선보였고, 2019년 2월 아시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FDA 승인을 받은 것은 국내 바이오 신약으로서도 최초다. 같은 해 5월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주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톡신 제제를 본격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불과 3년 만에 미국 톡신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넘어서며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의 미국 내 성장세가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톡신 시장 규모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72억3000만 달러(약 9조6686억 원)로 추산되는데, 이 중 미국 등 북미 지역 시장 규모가 47억7000만 달러(6조3789억 원)로 전체의 약 66%를 차지한다.

또 FDA 허가 절차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까다롭다고 알려진 만큼, FDA 승인을 받았다는 것은 의약품의 신뢰성, 안전성을 보장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돼 이후 다른 규제 당국들의 승인을 따내기도 훨씬 수월해진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는 미국에서 편두통 치료 특허를 획득하는 등 단순히 미용 영역을 넘어 치료용까지 톡신 제제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며 “나보타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사각턱(양성교근비대) 적응증도 추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올해는 중국 시장 진출 작업에 한창이다. 대웅제약은 2021년 중국 약품관리국(NMPA)에 나보타 품목 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현재 인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며, 업계는 올해 안으로 허가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메디톡스 보툴리눔 톡신 ‘MT10109L’.   메디톡스 제공
메디톡스 보툴리눔 톡신 ‘MT10109L’. 메디톡스 제공


메디톡스도 최근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며 대웅제약을 맹추격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달 말 비동물성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에 대한 FDA 허가신청서(BLA)를 접수했다. 업계에서는 큰 변수가 없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메디톡스는 MT10109L의 현지 직접판매망을 구축하기 위해 최근 미국 법인 ‘루반타스’를 설립하고, CEO로 앨러간 출신의 토머스 올브라이트를 선임했다. 올브라이트 CEO는 앨러간 보톡스의 글로벌 출시를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로 글로벌 마케팅 전략 총괄을 지냈으며 새로운 치료 적응증과 차세대 생물제제의 연구개발에 일조했다.

메디톡스는 올브라이트 CEO를 통해 미국 현지 맞춤형 직판 체계를 구축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2025년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 MT10109L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루반타스 설립은 오랜 기간 글로벌 기업 도약을 준비해온 메디톡스가 전략 설정을 끝내고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MT10109L의 미국 FDA 허가 획득을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하면서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메디톡스에 따르면 MT10109L은 균주 배양과 원액 제조 등 전체 제조 과정에서 동물 유래 성분의 사용을 배제해 동물 유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제품으로, 액상형 톡신 제제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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