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한동훈(왼쪽) 비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위원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경율·장서정 비대위원.  곽성호 기자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한동훈(왼쪽) 비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위원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경율·장서정 비대위원. 곽성호 기자


■ 양측 확전·수습 갈림길

한동훈 “총선에 모든것 쏟겠다”
용산의 사퇴요구 거부도 재확인

대통령실 “소통 원활치 못했다
수습 위해 다양한 방안 검토중”
친윤 “윤을 허수아비 만드나”부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선민후사’를 언급하고 비대위원장직 수행 의지를 거듭 밝혔다. ‘파국은 피하자’는 대통령실의 기류가 엿보이지만, 한 위원장이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고 발언하며 사실상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 사실까지 밝히면서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논란으로 불거진 당과 대통령실 간 갈등과 여권 내 혼란이 어디로 흐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에 대한 질문에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 그 과정에 대해선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전날에도 당 공보실을 통해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한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관한 입장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답해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 등을 바라보는 대통령실과의 여전한 시각차도 드러냈다.

이번 갈등의 원인을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을 둘러싼 한 위원장·김경율 비대위원의 발언 등 일련의 상황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지만, 여권 일각에선 총선과 공천을 둘러싼 당과 대통령실의 내밀한 긴장에서 비롯됐다고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국민의힘 소속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상황인데 대통령을 지우고 총선을 치르겠다는 건 총선 이후 대통령은 허수아비로 남으라는 소리 아닌가”라고 말했다. 앞서 친윤계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의 공천관리위원 선임을 두고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한 위원장이 “지금 당을 이끌고 있는 것은 저”라고 공언하며 우려를 불식했는데, 한 위원장의 이러한 태도가 윤 대통령을 오히려 자극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는 당과 대통령실 관계의 빠른 수습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측면이 있었고, 그에 따라 이번 일이 발생한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잘 수습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양측의 관계가 파국으로 가지 않을 것이며, 잘 수습하자는 기류가 많다”고 했다.

이날 한 위원장이 출근길에서 전날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 외에 비대위 회의에서 한 위원장이나 다른 비대위원들의 언급이 없었던 점을 두고도 ‘확전을 피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해석도 나왔다. 여권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적절한 시점에 자연스러운 기회를 활용, 전격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러 단계가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여권의 총선 승리라는) 큰 그림에서 두 분이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후민·손기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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