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합니다 - 양태윤(30)·장서윤(여·28) 예비부부

“쟤가 훨씬 괜찮다.” 저(서윤)의 어머니가 예비신랑(예랑)을 처음 봤을 때 한 말입니다. 당시 다른 남자와 연애 중이었는데, 친구로 지내고 있던 예랑을 우연히 만나보고 사귀던 남자친구보다 낫다고 말씀하셨던 거죠. 결과적으로 오는 2월, ‘쟤’였던 그 남자와 결혼식을 치르면서 저희 어머니의 사람 보는 눈이 맞게 됐어요.

저희는 베트남에서 처음 만났어요.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대학교 동기로 알게 됐습니다. 4년 동안 같이 게임도 하고 친하게 지냈어요. 다만 대학 시절 연인으로 발전하지는 않았어요. 더욱이 제가 중국에 있는 대학교로 편입하면서 물리적으로도 멀어졌죠.

저희를 이어준 건 사실상 코로나19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방학을 맞아 중국에서 다시 베트남을 찾았어요. 부모님이 베트남에 계셨거든요. 하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방학이 끝나도 중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어요. 그 덕분에 예랑과 자주 시간을 보낼 수 있었죠. 우정 여행으로 1박 2일 여행도 다녀오기도 했고요.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던 것 같아요.

하루는 예랑에게 “내가 언제부터 여자로 보였어?”라고 물은 적이 있어요. 예랑은 지난 4년 동안 친구로 지내면서 여자로 안 보였던 적이 없었대요. 그러면서 제가 연애 중이라 자신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예랑은 늘 제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코로나19가 저희를 가깝게 했지만 또 힘들게 하기도 했어요. 베트남 내에서도 코로나19로 지역 간 이동을 막아 3개월 동안 생이별을 했어요. 자주 만나지 못해 오해가 쌓이는 바람에 헤어질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외로움을 정말 많이 타는 성격이에요. 만날 수 없었던 상황에서도 예랑은 항상 절 웃게 해줬어요. 예랑의 존재 자체가 제게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됐죠. 다음 달이면 부부가 되는데, 저 역시 예랑이의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싶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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