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비화한 ‘마리 앙투아네트’ 논란이 역사적 사실에 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23일 정치권에서 나온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 발화점이 된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비유가 처음부터 역사 인물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치스러웠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상대적으로 검소하고 자선에도 힘을 기울였지만,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기 사건 등 가짜뉴스의 희생자였다는 지적이다. 당시 귀족을 사칭하던 라모트 백작부인은 왕비의 환심을 사려는 추기경에게 접근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사다 바치도록 하면서 중간에 가로챘는데, 마리 앙투아네트는 목걸이와 관련도 없었지만 왕비의 사치를 혹평하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신문과 정치 팸플릿을 통해 퍼져나갔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는 가짜뉴스의 희생양이었던 셈이다. 동성애·근친상간 등 날조된 거짓 소문들까지 퍼지며 왕실에 대한 민심이 악화해, 프랑스 대혁명이 터지는 배경 원인의 하나가 됐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란 말 역시 원래는 장 자크 루소의 ‘고백록’에 나오는 구절이었지만, 마리 앙투아네트의 발언으로 잘못 퍼지면서 민중의 분노를 초래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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