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년 성장률 1.4%… 2년 연속 ↓
민간소비 성장률 4.1 → 1.8%
수출 1년 새 3.4 → 2.8% 악화
경제체력 약화 장기 저성장 우려
정부, 재정 65% 상반기 조기집행

지난해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수출 실적 악화에 내수 부진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민간소비 성장률은 10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는데, 당분간 고물가·고금리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속보치·전년 대비)로, 2021년(4.3%)과 2022년(2.6%) 대비 급감했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직전 해에 4.1%, 4.0%를 기록했던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성장률이 지난해 1.8%, 1.3%로 고꾸라지면서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수출과 수입 성장률도 각각 2.8%, 3.0%로 전년(3.4%, 3.5%)에 비해 하락했다. 그나마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1.4%, 0.5%를 기록, 전년(-2.8%, -0.9%)보다 개선되면서 성장률 추가 하락을 막았다.
지난해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경제가 마비된 2020년(-0.7%)을 제외하면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2009년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해였다.
연초부터 정보기술(IT) 경기 침체로 수출이 급감한 데다, 내수도 지속된 긴축정책으로 악화됐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률 기여도는 2022년 0.1%포인트에서 지난해 -0.1%포인트로, 내수 성장기여도도 같은 기간 2.5%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하락했다.
수출은 하반기로 갈수록 IT 경기가 회복되며 개선됐지만, 내수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올해 경기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내수의 한 축이자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50.0%에 달하는 민간소비 침체가 심각하다. 지난해 민간소비 성장률(1.8%)은 한은이 지난해 11월 밝힌 전망치(2.0%)보다 낮았다. 역대 수치로 보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4.8%)을 빼면 2013년(1.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올 1분기에도 내수 부진이 이어지며 성장을 제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1월 소비자동향지수(CSI)가 좋게 나왔지만,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세가 많이 낮아진 상태이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고물가·고금리 국면이 올해 상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는 올해 재정의 65.0%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해 체감 경기를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한은은 그나마 수출이 회복세를 보여 올해 성장률을 2.1%로 예상했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감소 등으로 장기 저성장 고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 국장은 “잠재성장률이 0%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를 포함한 경제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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