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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사무직이지만 일이 규칙적이지 않습니다. 한가할 때도 있긴 하지만, 갑자기 일이 몰리면 끼니를 거를 정도로 정신이 없습니다. 이런 업무 스트레스가 몇 년 전부터 심했는데, 몇 달 전에는 과부하가 될 때마다 이명이 들리고, 어지럽고, 소화가 잘 안 되며 멍해지는 증상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아이들과 놀아줄 때까지도 속이 더부룩하고 늘 긴장되고 두근거림이 심해졌습니다. 내시경 등 여러 가지 검사를 해 봐도 정상이길래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봤더니 불안장애 쪽이라고 진단해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편해지긴 했습니다. 본가에 갔다가 어머니가 아는 한의원에 갔더니 자율신경실조증 증상이라고 들었습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맞지 않는 상태라고 하는데요. 이제까지 복용하던 불안장애 약을 중단하고 새로운 치료를 해야만 좋아질 수 있을까요? 자율신경이라는 것이 스스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게 아닌 듯해서 답답합니다.

A : 약물치료·생활습관 변화로 자율신경 균형 회복 가능

▶▶ 솔루션


걱정이 많으셨겠네요. 우리 몸의 자율신경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고, 시소와 같이 움직이며 외부 상황에 적응합니다. 업무 과부하의 상황보다도 집에서 불안에 대한 신체 증상을 겪은 점이 더 걱정입니다. 부교감신경이 우세해서 쉬는 모드로 바뀌면 좋은데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다 보니 그 전환이 잘 이뤄지지 않은 듯합니다. 즉 쉬어야 하는 상황에서 긴장하는 것이 더 해롭습니다.

불안은 감정이나 마음의 문제이고, 자율신경은 몸의 문제로 별개다 싶을 수도 있지만, 몸과 마음은 연결돼 있습니다. 여러 가지 신경 중에 우리가 잠자는 순간에도 알아서 움직이면서 심장을 뛰게 하고 소화를 시키고 땀을 흘리는 등 내장기관을 조절하는 것이 자율신경입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불균형을 일컫는 자율신경실조증이 좀 더 광의(廣義)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불안장애는 교감신경이 우세한 상황이고, 우울장애는 부교감이 상대적으로 과도한 경우입니다. 불안과 우울 두 가지가 함께 오기도 하는 까닭은 이러한 자율신경의 작동이 상황에 걸맞지 않게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자율신경의 균형에 관여하는 많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약물치료입니다. 다른 곳에서 받은 진단명도 현재 약물치료를 하는 곳에 상의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우리가 즉각적으로 자율신경을 움직일 수는 없지만,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서 자율신경 균형을 회복하는 방법은 많습니다. 고바야시 히로유키의 ‘자율신경계’를 보면,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서두르지 않기, 저녁에는 너무 뜨겁지 않은 39도 정도로 목욕하기, 세로토닌이 생성되는 곳인 장을 깨끗하게 하기 등 실천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책에 나온 방법이 다 옳은 것은 아니고, 규칙적인 생활이나 절주, 금연 등 일반적으로 우리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실천하다 보면 자율신경의 건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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