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 업체 앞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로 타버린 공장을 바라보고 있다. 전날 오후 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소방대원 2명이 순직했다.   뉴시스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 업체 앞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로 타버린 공장을 바라보고 있다. 전날 오후 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소방대원 2명이 순직했다. 뉴시스


■ 문경 화재 27·35세 소방관 순직

尹 “공동체를 위한 희생 고귀해”
韓·李 등 여야 지도부 현장 방문


문경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서종민 기자

경북 문경시 산업단지 내 육가공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구조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2명이 강한 불길과 건물 붕괴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이 공장 건물 안에서 인명 수색 도중 고립됐으며 약 8시간 만에 모두 주검으로 돌아왔다. 소방 당국은 이들이 지난달 22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처럼 불에 타기 쉬운 샌드위치 패널로 된 이 건물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무너지는 바람에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7분쯤 문경시 신기 제2일반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육가공공장 화재로 인명 수색을 위해 선착대로 투입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구조대원 박수훈(35) 소방사와 김수광(27) 소방교가 공장 건물 4층 중 3층에서 고립됐다. 구조에 나선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약 5시간 만인 이날 0시 21분쯤 김 소방교가 3층의 내려앉은 바닥 부분에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박 소방사 시신도 같은 날 오전 3시 54분쯤 이곳에서 7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이들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DNA 검사로 신원을 확인했다. 소방당국은 숨진 소방관들이 불길이 확산하고 공장 건물이 붕괴하자 3층에서 2층으로 대피하려 했으나 미처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불길이 확산하자 화재 발생 1시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와 굴착기, 소방대원을 대거 투입, 진화에 나서 이날 0시 20분쯤 큰 불길을 잡았다. 이들은 지난해 7월 경북 북부 집중호우 당시 실종된 문경시, 예천군 주민을 찾기 위해 68일간 수색 활동에 투입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들 소방 영웅의 희생 앞에 옷깃을 여미고 삼가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고귀하다”며 “두 소방 영웅의 안타까운 희생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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