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가장 곤란한 질문이 “아빠 엄마 중 누가 더 좋아”라는 것이다. 어린아이도 이런 질문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다 좋아”라고 넘어간다. 젊은층에서 인기 있는 ‘밸런스 게임’도 마찬가지다. 지금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다. 현수막이나 SNS 사진 등을 올릴 때 누구와 찍은 사진으로 할 것인지 고민이다. 보통 집권 여당의 경우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것이 상례이지만, 지금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더 인기가 있다 보니 한 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갈등 이후 사진을 내리거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은 지난달 29일 부산 해운대갑 출마선언을 하면서 윤 정부의 성과는 언급했지만, 윤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은 말하지 않았다. 이 지역 현역인 하태경 의원이 서울로 옮기면서 출마선언을 했지만, 자칫 ‘윤심 논란에 휘말리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인천 연수을에 출마하는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도 SNS 프로필 사진에 윤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한 위원장과 찍은 사진으로 교체하더니 ‘윤-한 갈등’ 이후에 자기 사진만 올렸다.
경기 성남 분당을 선거구에 출마를 선언한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한 위원장과 지난달 23일 충남 서천 화재 현장을 방문한 사진을 올렸다. 한 위원장이 서천 화재 현장을 함께 둘러보며 김 대변인에게 직접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이다. 서울 구로갑에 출마하는 호준석 대변인도 한 위원장이 본인 어깨에 손을 얹는 사진을 올리며 ‘한 위원장과 드레스 코드가 겹쳤다’고 적었다.
일부 야당 의원들도 한 위원장 사진을 게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서울 성북갑) 의원은 4년의 의정 활동 보고서를 공개하며 한 위원장이 장관 시절 국회에서 자신과 설전을 나눈 장면을 강조했다. 이병훈(광주 동남을) 의원은 의정 활동 보고서에 한 장관을 상대로 한 대정부질문 장면 사진을 배치했다. 4년 전 제21대 총선 때 여당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친박신당과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얼굴을 담기도 했다. 후보들에겐 대통령이건 여당 대표건 도움이 되는 사람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를 보는 윤 대통령의 심정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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