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사진) 대법원장이 부임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법관 인사에서 ‘통합’을 중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스로 ‘중도’를 표방했던 조 대법원장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 체제 후 첫 정기인사로 발령된 전국 법원장 16명이 이날 부임했다. 대법원은 이번 인사부터 일반 판사보다 법원장과 수석부장판사가 2주 먼저 부임해 법원 현황을 미리 파악하고, 내부 인사 등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한 방안 중 하나다.
올해부터 법원장이 장기 미제 사건 등도 담당하기로 한 가운데 법원장 인사에서는 재판 실력이 가장 우선시됐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사법연수원 동기 판사 중 선두그룹으로 평가받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들이 중용됐다. 박범석(51·사법연수원 26기) 서울동부지법원장, 이우철(61·25기) 인천가정법원장, 권순호(54·26기) 부산회생법원장 등이 재판연구관 출신이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확실히 실력을 중시했다는 게 눈에 띈다”고 말했다.
여성 법원장을 역대 가장 많은 4명 기용하면서 배려와 균형에도 주안점을 둔 모습이다. 진보성향 판사모임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 이력이 있는 정계선(55·27기) 서울서부지법원장을 임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일 대법관 인사에서도 중도 성향인 엄상필(55·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신숙희(54·25기)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임명 제청했다. 조 대법원장 취임 후 첫 대법관 임명 제청이다. 법원 내에서 두 사람 모두 성향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법관 정기인사 이후 주요 사건 재판부 변경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의 재판장이었던 신진우 부장판사는 이번 인사에서 수원지법에 그대로 남았다. 유임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재판부가 변경될 수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는 그대로 남고,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부인 형사합의34부 재판장 강규태 부장판사는 퇴직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