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경찰청장 승인…일본과 조율중

정원외 파견·상설화 방식 추진
대공수사 노하우 벤치마킹
경찰 해외정보망 확대에 역할
‘정보 전담’국정원 반발할 수도

‘대공’ 무경력자 등 17명 교체


올해부터 대공수사권을 전담하는 경찰이 처음으로 일본 방첩기관에 경찰 대공 요원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안보수사국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대공 업무 관련 총경(4급 공무원)을 일본 경찰청 경비국 외사정보부에 6개월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 경찰청 외사정보부는 북한 간첩을 포함한 자국 대공 정보 수집과 수사를 전담하는 방첩기관이다.

이번 파견 사안은 윤희근 경찰청장의 승인을 거쳤다. 인사혁신처 등이 직무·교육 등 파견 형식을 두고 경찰과 협의 중이며 정원 외 파견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청 측은 “단기 파견이 아닌 상설화하는 방향으로 일본 측과 협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총경급 간부가 일본에 파견되면 대공 관련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는 차원으로 안보 업무 관련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다만 북한 간첩 동향 등 대공 관련 정보 교류 업무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자체적인 대북 해외 정보망 확대 목적이기 보다는 교육 파견 형태”라며 “해외 안보수사기관을 벤치 마킹하기 위한 교육훈련과 상호 이해 증진을 통한 우호적 협력 관계 형성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측은 지난해 우리 경찰에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폐지에 따른 협력을 희망한다”는 의사도 전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이승협 경찰청 안보수사국장이 일본 도쿄(東京)에서 일본 경찰청 외사정보부장(경시감·경찰 내 두 번째로 높은 계급)을 만나 북한 간첩 활동 등 안보 정보 공유, 북한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협력했고 이번 파견도 약속했다.

이번 파견이 성사되면 경찰의 대공수사 취약점으로 꼽혔던 해외 정보망을 확대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북 단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일본을 근거지로 두면서 일본→제3국→한국으로 침투하는 간첩 수사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안보 수사 관계자는 “북한 간첩 관련 핵심 정보망을 보유한 우방 국가는 미국과 일본 정도밖에 없다”며 “그중 일본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국정원의 해외 정보망에 의존한다는 일각의 우려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제3국을 우회한 북한의 간첩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국정원 ‘블랙 요원’들이 이런 정보를 수집해 경찰과 검찰 등에 전달해야 수사를 할 수 있는 구조였다. 경찰이 자체 해외 첩보를 갖게 되면 다양한 루트로 수사가 가능해진다. 다만 국정원이 전담하던 해외 정보망에 경찰까지 진출하면서 경쟁적 정보 수집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한편, 경찰은 올해 상반기 정기 인사에서 안보 혹은 수사 경력이 있는 총경을 본청과 각 시·도청 안보수사과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간첩 수사를 지휘하는 전국 대공수사 관련 과장 23명 중 15명이 ‘무경력자’라는 본보 지적 이후 총 17명을 교체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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