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만화에서나 나올 스토리다. 실제 드라마를 이렇게 쓰면, 막장이라 욕먹는다. 연이은 극적 역전승. 두고두고 회자될 기념비적 승리의 증인이 될 거다. 축구가 뭐라고 이토록 흥분시키는 걸까.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선을 다하니 하늘도 돕는 것인가. 우리 멋진 건아들, 아무쪼록 건강히 돌아오라.

축구에 이어 인사동 전시장에도 희망의 메신저가 당도했다. 김영곤의 일러스트. ‘드림보이’가 잘려나간 나무의 그루터기에 서서 푸른 꿈을 꾼다. 상실과 파괴를 겪은 나무에 공감한다. 뿌리의 깊음과 튼실함은 나무 생애의 최선이다. 그것이 있는 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일 수 있다고 역설한다.

작가로 보이는 작중인물이 사색 중이다. 순수함과 유쾌함을 따라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로 등장했다. 이색적 복색과 공기 전체가 희망의 색채를 발산, 화면 밖으로 퍼져 나간다. 나무의 무성했던 시간과 기억을 떠올리며 희망과 기적을 노래한다. 손에 쥐고도, 눈을 뜨고도 못 보는 세대가 안타깝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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