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박혜상이 5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소프라노 박혜상이 5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솔로앨범 낸 소프라노 박혜상
13일 롯데콘서트홀서 독창회


“처음엔 분노, 부정, 우울같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이야기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살아있는 동안 빛나라’란 문구에 꽂혔죠.”

소프라노 박혜상(36)이 도이치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한 새 앨범 ‘숨’(Breathe)은 길고 긴 역경의 시간을 지나온 성찰의 기록이다. 노래로 죽음을 말하고자 했던 박혜상은 역설적으로 살아있다는 것을 찬미하고, 빛을 바라보며 노래한다.

박혜상은 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기간 주위의 사람을 떠나보내고, 슬픔 속에 침잠했다”고 운을 뗐다. 배낭 하나 둘러메고 칠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도 했다.

그러다 ‘세이킬로스 비문’을 마주한 순간 희망의 빛이 스쳐 갔다. 그리스 세이킬로스가 아내를 잃고 묘비명에 적은 ‘결코 슬퍼하지 말라, 살아있는 동안 빛나라’란 구절이었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회복력도, 의지도 대단하구나 느꼈어요. 잠깐 내려놨을 때 세상이 주는 평안함과 감사함도 느꼈고요.”

박혜상은 2020년 한국인 성악가 최초로 도이치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이번 앨범은 4년 만에 발매한 두 번째 솔로 앨범이다. 그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주역으로 활약 중이다.

박혜상은 이번 앨범을 기해 오는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창회를 연다. 다음 달 영국,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해외 공연 일정으로 빼곡히 차 있다. “예전엔 행복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다면 이제는 꼭 행복하지 않아도 살아진다는 걸 배웠어요. 배고픔 없이는 배부름을 알 수 없고, 고요함 없이는 음악을 알 수 없는 거니까요.”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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