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견제론”45%…“지원”20%
“신당이 총선 이겨야”36% 불과
제3지대 지지로 이어지지 않아
10일이면 60일 남은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문화일보는 총선을 좌우할 5대 변수로 P·O·I·N·T를 꼽았다. 30%에 달하는 ‘정치적 무당파’(Political independents)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가 최대 변수다. 정치가 실종되며 상대 당의 실책과 잘못에 기대는 ‘상대편의 정치’(Opponent politics) 행태도 만연해 있다. ‘내부 분열’(Internal trouble)도 주요 변수다. 이미 여야에서 제3지대로 뛰쳐나온 세력이 있고, 공천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거듭된 북한의 도발, 탄탄한 한·미·일 동맹 등 ‘국가 안보’(National Security)도 총선 승패를 흔들 요인이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정치색이 옅은 ‘2030 세대의 호감도’(Twenties & Thirties favor)에 따라 박빙 선거구의 승패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모두 30%대로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거대 양당에 지지를 보내지 않는 스윙보터 무당층의 막판 표심이 총선 승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제3지대가 총선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무당층 표심이 제3지대로 향할지도 미지수다.
◇무당파 20~30%
문화일보는 한국갤럽의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무당층의 표심을 분석해 봤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올 1월 통합 여론조사(1월 2~4주)에서 무당층은 24%로 조사됐다. 4년 전 21대 총선을 석 달가량 앞둔 2020년 1월 통합 조사(1월 2·3·5주) 결과는 29%였다. 무당층은 지난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로 꾸준히 20%대를 기록했으며, 많게는 30%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무당층이라고 한 응답자는 윤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조사(1~5주)에선 22%였으나, 지난해 7월 조사(1∼4주)에선 31%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찍었다.
최근 여야가 본격적인 총선 공천에 돌입하면서 무당층을 다소 흡수했지만 여전히 20%대를 유지 중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무당층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무당층은 선거나 정치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정치적 환경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선거가 닥칠수록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져 그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국정 지지율 평가
무당층의 경우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긍정평가보다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성향이 강했다. 한국갤럽이 2022년 6월부터 올 1월까지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월별로 통합한 결과를 놓고 보면, 무당층의 약 61%는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약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2022년 8월 조사(1~4주)에서 65%를 기록해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한 이후 지난 1월 조사(1~3주)에서 한 차례 57%로 낮아진 것을 제외한다면 꾸준히 60%대를 보였다.
◇높은 정부견제론의 양면
국정 운영에 대한 높은 부정평가는 ‘정부지원론’보다 ‘정부견제론’이 높은 결과로 이어졌다. 2022년 12월 이후 최근까지 한국갤럽이 13차례 실시한 총선 결과 기대에 관한 조사에서 무당층의 경우 정부견제론은 평균 45%였고 정부지원론은 절반 수준인 평균 20%였다. 정부지원론을 지지하는 무당층의 응답은 총선에 가까워질수록 줄어드는 형국이다. 이는 집권여당엔 좋지 않은 신호다.
다만 무당층의 표심이 제1야당인 민주당을 향하지도 않는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3~25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한 무당층 응답은 12%에 불과했는데 ‘제1야당인 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무당층 응답도 21%에 그쳤다.
◇무당층, 신당 지지하나
총선을 앞둔 제3지대 신당 창당 움직임에 유권자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무당층 표심의 향배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무당층이 당장 제3지대로 향할지는 미지수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23~25일 조사에서 ‘양대 정당이 아닌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답한 무당층은 36%, ‘모름·응답거절’은 32%였다. 이는 ‘여당 당선 기대’나 ‘제1야당 당선 기대’보다는 많은 비율이나, 이를 제3지대에 대한 ‘지지’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많다. 오히려 기존 거대 양당에 대한 불만이 투영됐다는 것이다. 한국갤럽도 “전적으로 제3지대 세력이나 정당에 대한 지지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3지대가 아직 무당층이나 부동층,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추세대로 간다면 이들은 아예 투표를 안 할 가능성이 높다”며 “무당층은 투표를 안 함으로써 총선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들은 모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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