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플레이버타운의 ‘케이크바’
맛깔스러운 모던 아시안 레스토랑으로 사랑받고 있는 서울 성수동의 플레이버타운은 호주, 핀란드, 마카오, 홍콩에서 실력을 쌓아온 티케이 셰프, 클레어 김 파티시에 부부와 그들의 팀이 만들어 가는 개성과 맛에 대한 열정이 강한 레스토랑입니다.
작년 11월, 플레이버타운의 세컨드 브랜드 케이크바가 오픈했습니다. 디저트를 주인공으로 차와 와인,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숨겨진 공간입니다. 클래식 디저트에 대한 애정과 집중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클래식 디저트를 셰프가 경험해 온 시간들의 감각과 테크닉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드는 곳입니다.
클레어 파티시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호주 시드니의 프렌치 파티스리 ‘빅토아(Victoire)’의 헤드 파티시에를 시작으로 10년 이상 경력을 쌓았습니다. 홍콩 이주 후 ‘Claire De Lune’이라는 개인 디저트 브랜드를 론칭, 다양한 팝업과 카페 컨설팅 활동을 했습니다. 2021년 한국으로 돌아와 플레이버타운을 오픈하고 자신만의 공간인 ‘케이크바’를 선보이게 된 것입니다.
케이크바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는 ‘딸기 코코넛 케이크’입니다. 딸기를 메인으로 케이크를 만들 때는 보통 생크림과 시트의 조합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케이크바에서는 마스카르포네 크림과 딸기, 코코넛 시트의 조합으로 차별성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싱그러운 딸기 아이스크림 한 스쿱을 더해 서빙합니다.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아 부담 없는 텍스처에 코코넛 특유의 불호 부분은 지워지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남았습니다. 제가 코코넛 불호자이다 보니 객관적으로 피드백을 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코넛이 주는 특유의 향이나 입안에 남는 슬라이스의 식감을 무척 거슬려 하는데 다쿠아즈처럼 밀가루 없이 폭신하게 구워낸 시트에 마스카르포네 치즈로 불호의 취향까지 끌어안는 이 세련된 기술이라니. 무척이나 감탄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곁들이는 커피 음료 중 추천 메뉴는 ‘오렌지 캐러멜 피콜로’입니다. 호주식 커피인 피콜로 라테에 오렌지 캐러멜 플레이버를 더해 시트러스함을 극대화시킨 매력적인 메뉴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홍콩식 밀크티 ‘나이차(Naai caa)’ 또한 케이크바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맛입니다. 홍콩의 아침을 밝혀주는 차찬탱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날 수 있는 나이차를 플레이버타운 스타일로 다듬어 만들어 주는데 무가당 연유를 넣어 농축미를 더한 버전입니다. 영국 식민지 시대의 산물로 남겨져 있는 홍콩식 밀크티는 낙농업이 발전하지 않은 홍콩에서 신선한 우유 대신 찾아낸 연유가 주인공입니다. 연유의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우유, 찻잎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맛이 근사합니다. 영국에서 밀크티는 애프터눈 티를 상징하는 아이콘이기도 하지만 홍콩에서는 노동자들의 고갈된 체력을 채우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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