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증시 장중 시총 3위 ‘터치’

장중 구글·아마존 제치기도
주가 올 들어서 47%나 올라

올트먼 “오픈AI 7조달러 투자”
대만 TSMC 협업땐 韓에 재앙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47% 오르며 시가총액 2조 달러(약 2660조 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맞서 AI 붐에 불을 댕긴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 CEO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9300조 원에 달하는 AI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비를 조달 중이어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AI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3% 이상 오르고 740달러를 넘어서며 시총 3위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시총도 1조8300억 달러로 불어나면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1조8200억 달러)과 아마존(1조8100억 달러)의 시총을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다만,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폭이 줄어들며 주가는 0.16% 오르는 데 그쳤다. 시총도 1조7850억 달러로 감소하며 다시 5위로 돌아왔다.

엔비디아는 이날 주가가 하락한 알파벳, 아마존과 시총 격차를 더 좁히며 ‘빅3’ 진입을 위한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는 엔비디아는 분기마다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매출과 이익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12개월간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률은 220%가 넘는다.

이런 가운데 올트먼 CEO는 AI 반도체 자체 생산을 위해 9300조 원(7조 달러)의 자본 조달에 나서는 등 ‘탈(脫)엔비디아’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수십 년에 걸쳐 투자해야 경쟁력을 확보하는 첨단 초미세공정 기술 특성상 과연 한국·대만·미국 반도체 기업 중 누구와 손을 잡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올트먼이 삼성전자·대만 TSMC·미국 인텔 등을 두고 저울질할 것”이라며 “TSMC·인텔 등과 손을 잡으면 한국엔 재앙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오픈AI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면 삼성전자·TSMC 등과 협력하고 내부적으로 반도체 설계 인력을 갖추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트먼이 삼성전자를 배제하고 TSMC의 손만 잡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이규복 한국반도체공학회 회장은 “삼성전자도 첨단 반도체 쪽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올트먼이 삼성전자와의 끈을 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TSMC로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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