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곽성호 기자
14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총선을 움직이는 사람들 - (2) 이재명

승리하면 野대선주자 ‘굳히기’
계파갈등 지속땐 총선 악영향

국힘-민주 지지율 격차 0.9%P
“李, 계속된 정권심판론은 패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대 딜레마는 ‘사법 방탄을 위한 자기 사람 심기’와 ‘총선 승리’ 사이에서 진퇴양난의 형국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대장동 비리, 선거법 위반,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등 7개 사건에 10개 혐의로 수사·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을 거머쥐고 법원의 장애물을 뛰어넘으려면 친명(친이재명)계가 중심이 된 ‘친위 체제 구축’이 필수적이지만, 무리한 ‘친명계 꽂기’로 공천 파동이 번지면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시사했던 이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로 급선회한 배경에도 일부 비례 의석 지분을 시민사회에 양보하는 연대를 통해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1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이재명 사당화’에 집착하는 것은 자신이 당 대주주가 아니라는 불안 때문”이라며 “사당화라는 목표에 매달릴수록 ‘총선 승리를 통한 대권 잡기’라는 목표에서 멀어지는 역설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월 30일~2월 1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전화면접)한 결과, 이 대표는 26%로 1위를 기록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로 뒤를 이었고,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현 개혁신당 공동대표)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각각 4%에 그쳤다. 야권은 물론 여야를 통틀어 확실한 잠룡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으나 최근 나오는 각종 여론조사는 민주당에 심각한 경보음을 울리고 있다. 리얼미터 2월 2주차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도 격차가 0.9%포인트로 11개월 만에 가장 작은 폭을 기록했고, 2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선 5개월여 만에 ‘정부·여당 지원론(47%)’이 ‘정부 견제론(44%)’을 오차범위 내에서 눌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여론조사 추이에 대해 선거 구도가 ‘윤석열 대 이재명’에서 ‘한동훈 대 이재명’으로 전환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여전히 정권 심판론만 내세우고 있는 것이 이 대표의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끊이지 않는 공천 갈등 역시 민주당의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당 일부 중진과 ‘올드보이’ 정치인들에게 불출마를 압박하는 것은 친문(친문재인)계와 비명계 등 ‘현역 컷오프’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얘기가 나온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의원들의 탈당이 현실화할 경우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당 자리를 내준 계기가 된 ‘진박 공천 파동’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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