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무력으로 주권 수호”

정상적 해상순찰 등 문제삼아
기습적 군사도발 벌일 가능성
전문가 “안보 위기론 조성하며
尹정부 책임론 부추기기 목적”
일각 “극단적 대결 예고” 전망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거론하며 “실제적 무력행사로 해상주권을 지키겠다”고 밝혀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해상 군사 도발로 ‘안보 위기론’을 조성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연평도·백령도 등 우리 측 도서 지역을 구체적으로 거명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5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한국이 NLL을 고수하기 위해 “각종 전투함선을 우리 수역에 침범시키며 주권을 심각히 침해하고 있다”며 “해상주권을 실제적 무력행사로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 서해에 몇 개의 선이 존재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가 인정하는 해상국경선을 적이 침범할 시에는 주권 침해·무력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해, 우리 군의 해상 순찰이나 어선 단속을 문제 삼으며 기습적 군사 도발을 벌일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다”며 “영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 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하는 등 올해 초부터 북방한계선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5일부터 7일까지 NLL 인근에서 해안포 사격도 벌였다.

관계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서해 상에서 국지도발을 벌이며 NLL 무력화를 시도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9·19 군사합의 파기 책임을 떠넘기며 안보 불안을 유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김 위원장의 ‘해상주권 사수’ 발언에 대해 “향후 남북 간 서로가 피하기 쉽지 않은 극단적 대결을 예고한 것”이라며 “서해 NLL에서의 국지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현실이 가시권에 한 발짝 더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 9일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월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NLL 주변 지역을 언급했다. 반면 북한이 실제 국지전보다는 군사적 긴장만 조성하며 현 정부 책임론을 부추길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직접적 도발을 하면 얻을 것이 없다”며 “군사적 피로감을 증대시키며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책임을 전가해 국론 분열을 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을 찾은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에게도 막말을 쏟아냈다.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터너와 같은 인간쓰레기들에게 무자비한 징벌의 철추를 내리겠다”고 위협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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