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진해 근대건물
육각집·일광세탁·진해우체국…
일제강점기 건축돼 현재도 사용
타지역서 보기 힘든 색다른 구조
창원=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군항제와 대한민국 해군의 요람인 경남 진해에는 또 다른 매력의 숨겨진 포인트가 있다.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근대건물들이다. 진해는 일제강점기 때 형성돼 아픔의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도시다. 그렇듯 격동의 100년을 견뎌온 진해의 근대건물들은 주민들의 터전이자 삶의 일부가 됐다. 올해 진해군항제는 오는 3월 22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4월 1일까지 열려 벚꽃과 함께 근대건물을 둘러보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16일 창원시에 따르면 군항제 거리로 유명한 창원시 진해구 진해역∼중원로터리 700m 구간에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광복 직후 건축된 근대건물 10여 채가 남아 있다. 주요 근대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은 육각집(사진), 원해루, 장옥거리, 진해우체국, 보태가, 태백여인숙, 황해당인판사, 송학동 근대상가주택, 일광세탁 등이다.
진해 근대건물을 이해하려면 먼저 진해 역사를 알아야 한다. 진해는 1910년 일제가 대륙 침략의 발판으로 쓸 군항으로 개발하면서 파리의 개선문처럼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8개 방사형 도로가 펼쳐진 계획도시로 건설됐다. 해방 후 1950년 6·25전쟁 당시에는 국군과 유엔군이 해군기지로 사용하면서 해군사관학교, 해군교육사령부 등이 밀집한 대한민국 해군의 중심이 됐다.
중원로터리에 있는 육각집은 방사선 도로 계획에 따라 삼각지 형태 끝부분에 출입구를 둔 형태로 1912년 건축됐다. 보기 드문 3층 목조건물로 지붕은 일본식 기와로 추정된다. 당시 요정이 운영돼 기생이 3층에서 창문을 열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호객행위를 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황해당인판사는 100년 넘게 원형이 유지되며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인쇄소로 일본식 목구조의 상가주택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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