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유재국 경위 아내인 이꽃님 씨 편지 내용을 보도한 문화일보 15일 자 지면
고 유재국 경위 아내인 이꽃님 씨 편지 내용을 보도한 문화일보 15일 자 지면


■ 순직 4주기… 아내의 편지, 본지 ‘그립습니다’ 게재 큰 반향

“아픈 아들 얘기에 가슴 먹먹”
기사 댓글·후원 문의 잇달아
尹 경찰청장 “또 마음 뭉클”

김건희 여사 추모글·과일선물


지난 2020년 2월 15일 한강 투신자를 수색하던 중 순직한 남편 유재국 경위를 향한 아내 이꽃님(37) 씨의 편지가 문화일보(2월 15일 자 28면)에 소개되면서 이 씨를 향한 독자들의 응원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망, 그 충격으로 조산한 아들의 뇌 손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연에 “편지 글을 읽으니 눈물이 계속 흐른다” “남은 가족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돕고 싶다” 등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순직 경찰과 가족에 대한 국가적 예우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김건희 여사가 보낸 과일 바구니(위)와 편지.
김건희 여사가 보낸 과일 바구니(위)와 편지.


이 씨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들이 매일 재활치료를 받아야 해 어제 현충원에서 열린 남편의 추모식을 가지 못했다”며 “경찰 동료분들이 추모식에 가고 편지 글이 소개돼 마음으로나마 깊은 추모를 했다”고 전했다. 문화일보는 전날 이 씨가 기고한 약 1400자 분량의 편지를 유 경위의 순직 4주기에 맞춰 ‘그립습니다’ 코너에 게재했다. 이 씨는 편지에서 남편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과 삶에 대한 다짐을 드러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를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하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독자들은 특히 아들 이현(4) 군이 4년째 강직성 뇌성마비로 손가락 하나도 가눌 수 없다는 사연에 눈시울을 붉혔다. 모자를 향한 후원을 문의하는 전화도 이어졌다. 한 독자는 댓글을 통해 “이현아 씩씩하게 일어나서 엄마 손 잡고 걸어 (중앙경찰학교에 세워진) 아빠 흉상 보러 가자! 너무나 자랑스러운 너희 아빠 보러 꼭 걸어갈 수 있게 건강 되찾아야 해”라고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유 경위는 당시 실종 수색을 진행한 뒤 산소통에 30분 정도의 산소가 남은 것을 확인하고 “실종자 가족을 생각해 한 번만 더 살펴보자”며 다시 입수했다가 변을 당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흐르는 눈물이 주체가 안 되네요. 나라를 위해 살신성인한 분들 가족의 삶이 고통스럽지 않도록 국가에서 보살펴줘야 정상적인 나라입니다”란 어느 중년의 댓글도 있었다. 윤 청장은 “편지 글을 읽으니 다시 한 번 뭉클한 마음”이라며 “‘100원의 기적’ 등 위험 직무 순직자를 위한 지원이 더욱 늘어나고 제복인 예우 문화가 확산되는 마중물이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15일 이 씨에게 추모 편지와 과일 바구니를 선물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4월 이 씨를 위로하기 위해 자택을 방문하고 이현 군의 재활 치료 상황을 살피며 인연을 맺어왔다. ‘꽃님 씨 잘 지냈어요?’라고 시작하는 김 여사의 편지에는 “벌써 4년이 흘렀습니다. 경위님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클지,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라는 위로가 담겼다. 김 여사는 “제 품에 안겨 웃던 이현 군의 얼굴도 기억나네요”라며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소망합니다”라고 적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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