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력원자력
21대 국회의 임기 만료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제정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며 비상이 걸렸다. 2월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이 법안은 자동폐기되고 다음 국회에서 법안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법이 시행돼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 공사에 착수해도 완공까지는 37년이나 걸리는 반면 임시 저장조 포화까지는 6년밖에 남지 않아서 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9일 원전업계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고준위 특별법은 지난해 11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원내지도부에서 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오면서 법안 제정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원내지도부 논의 테이블에 제대로 오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준위 특별법에는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위한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 절차부터 주민 수용성 제고를 위한 방안 등이 담겼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관련 법안은 모두 3건이며, 산자위 법안소위에서 11차례 논의됐다. 여야 모두 법안 제정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처분시설 확보 시점 명시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맥스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용량 등을 두고 입장 차가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원전이 당초 설계된 수명을 기준으로 사용후핵연료 저장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과 정부는 계속운전 가능성을 고려해 설계수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 더 크게 지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고준위 특별법 제정이 시급한 이유는 원전 내 임시 습식저장조가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내 원전의 습식저장조가 2030년부터 포화될 전망으로 법 제정이 지연되면 일정상 원전의 안정 운영과 해체에 차질이 발생한다. 최악의 경우 국내 원전은 일제히 셧다운을 해야 하는 위기를 맞게 된다. 원전 소재 지역주민들의 부담이 증가한다는 이유도 있다. 법이 제정되지 못해 방폐장 부지 선정과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반출이 지연되면 자연스럽게 그동안 희생을 감수해 온 지역주민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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