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사 앞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 ‘기원’. 광주시청 제공
광주시청사 앞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 ‘기원’. 광주시청 제공


이탈리아 거장 작품…2005년 디자인비엔날레 기념 설치
계절마다 디자인 교체 수천만 원…잇단 파손에 관리 부담



광주=김대우 기자



광주시가 약 20년 간 시청사 앞을 지켜온 이탈리아 거장의 조형물 작품을 철거 또는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조형물은 설치 당시만 해도 광주시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으나 작품이 난해해 시청사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계절마다 외형디자인을 교체해야 하는 비용 부담 때문에 예산 낭비 지적을 받아왔다.

시는 3월부터 시작되는 ‘열린 청사’ 조성 공사를 앞두고 시청사 앞 대형 조형물 ‘기원(PRAYER)’의 철거·이전을 포함한 처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기원’은 지난 2005년 개막한 제1회 광주 디자인비엔날레를 기념하기 위해 기업체로부터 약 8억 원을 후원 받아 시청 앞 광장에 설치한 이탈리아 건축가 알렉산드로 멘디니(1931∼2019)의 작품이다.

높이 16.5m, 직경 18m에 이르는 7개 원통형 구조물이 모빌형식으로 설치된 이 작품은 계절마다 외부를 감싸고 있는 천을 교체해 디자인을 달리한다. 그러나 외부 천을 교체하는 비용이 회당 2000만 원을 훌쩍 넘고 강풍 등에 찢기거나 파손되는 일이 잦아 철거·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됐다. 최근에도 강풍으로 7개 구조물 가운데 2개 구조물의 외부 천이 찢겨 현재 눕혀진 상태로 방치돼 있다.

시는 부분 보수를 계획했지만 작품 원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 천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어 열린 청사 조성계획에 따라 조형물을 아예 철거하거나 비엔날레 전시관 등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가 측과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시 관계자는 "이설 장소와 비용, 작품 활용 방안 등을 다양하게 검토해 열린 청사 조성 공사에 앞서 작품의 철거·이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10억5000만 원을 투입해 오는 6월까지 시청사 내부에 시민 편익공간을 조성하고 외부에 열린 광장을 조성하는 내용의 ‘시민과 함께 하는 열린 청사’ 공사를 추진한다.
김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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