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번한 재건축으로 고비용 문제
내구성 강화 ‘長수명 주택’ 추진
경량벽체로 구조변경 쉽게 건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존 공동주택보다는 내구성이 우수하고, 구조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장(長)수명 주택 공급’을 본격 추진한다.
20일 LH에 따르면 LH는 2018년도부터 지난해까지 ‘양호’ 등급의 장수명 주택 10개 단지 9203호 공급을 추진해 왔다. 올해에는 이를 보다 확대한다. 대규모 단지에는 △내구성 △가변성 △수리 용이성을 강화한 양호 등급 이상의 장수명 주택을 지속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장수명 주택은 오래가고, 쉽게 고쳐 쓸 수 있는 아파트로 주택 수명 100년을 목표로 한다. 콘크리트는 이론적으로 100년이 간다. 그러나 우리나라 주택 수명은 100년이 아니라 50년도 넘기지 못한다. 장수명 주택은 공동주택을 30년 주기로 부수고 다시 짓는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 도입됐다. 짧은 주택 수명으로 재건축이 빈번해지고, 재건축에 따른 일시적인 이주 수요로 인해 지역 내 주택이 부족해져 집값이 오르는 사회적인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
현재 국내 공공주택 대부분은 층마다 동일한 평면구조를 가지는 벽식구조로 이뤄져 있다. 거푸집으로 층마다 같은 모양의 구조를 찍어내는 시공방법으로 공사비가 저렴하고 공기도 짧다. 시급한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한다. 준공 이후에는 공간 변화에 제약이 많아 다양한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을 살린 공간 변경도, 유지 보수도 어렵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는 동안 공간 활용 편의를 높이고, 관심 및 취미에 따라 실내 공간을 변경하는 데 제약이 따르는 데다, 각종 배선과 배관이 콘크리트 속에 묻혀 있어 유지 보수도 쉽지 않다. 층간 소음도 벽식구조로 지어진 것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지난 2022년 입주를 완료한 서울양원 S1BL(국민·행복주택 등 1216가구) 블록은 내구성 4등급 기준(21㎫)보다 강도가 높은 3등급 기준(24㎫) 콘크리트를 도입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또한 콘크리트 벽식구조를 기둥과 보가 하중을 부담하는 라멘(Rahmen) 구조로 대체해 벽으로 전달되는 층간 소음 발생을 최소화하고 경량벽체를 반영해 향후 입주민이 쉽게 세대 형태를 고쳐 쓸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아래층과의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해 기존 아래층 천장 속에 오배수관을 설치하는 공법 대신 당해층 벽면 선반 내 오배수관을 설치하는 공법을 도입했다. 이 공법을 통해 유지 보수 시 아래층 피해를 줄일 뿐만 아니라 보다 편리하게 배관을 교체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부대시설에는 벽체를 최소화해 넓은 개방감을 확보했다. 입면 또한 기둥과 보를 돌출시켜 최신 트렌드를 반영, 디자인을 특화했다. 오주헌 LH 공공주택본부장은 “자원을 아끼고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생활 패턴에 맞춰 변경 가능한 장수명 주택 대중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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