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얀마 태국대사관 앞 비자 신청 대기자들EPA연합뉴스
주미얀마 태국대사관 앞 비자 신청 대기자들EPA연합뉴스
미얀마 군사 정권의 강제 징집을 피해 해외로 떠나려는 젊은이들이 급증한 가운데 수천 명이 여권 사무소에 몰려 2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미얀마 나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의 여권 발급 사무소에 군중 약 5000명이 몰려 여성 2명이 사망했다. 밤새 줄을 서서 대기하던 중 사무소가 열리자 사람들이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아수라장이 되며 36세와 52세 여성이 숨졌다. 또다른 1명은 인파에 밟혀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미얀마는 지금까지 지원자만 군대에 갈 수 있는 모병제였지만, 최근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거센 공세로 위기에 처하자 군정은 병력 보강을 위해 강제 징집에 나섰다. 징집은 4월 하순부터 실시될 예정으로 매달 18-35세 남성과 18-27세 여성 5000명 정도로 총 1400만 명이 대상이 될 예정이다. 또 미얀마 최대 명절인 4월 중순 신년 축제 이후부터 매달 5000명이 징집될 예정이다. 병역을 거부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강제 징집이 발표되자 양곤의 주미얀마 태국대사관 앞에는 연일 1000여명의 청년들이 밤새 대기 줄을 서고 있다. 심지어 대기표를 받아 판매하는 이들까지 생겨나면서 여권 신청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표가 암시장에서 약 50만 원에 거래되고, 여권 발급을 앞당기기 위해 뇌물이 오가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태국으로 피신하려는 미얀마인이 급격히 증가하자, 주미얀마 태국대사관은 지난 15일부터 비자 신청을 하루 400건으로 제한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합법적인 입국자는 환영하지만 불법 입국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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