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위 10%’ 통보 사실 폭로
‘유치원 3법’ 통과시키며 주목
재벌 저격수로도 이름 높지만
이재명 대표에게 쓴소리 해와
“당에 남아 경선에서 꼭 승리
‘사심’ 아닌 ‘상식’ 이 이길 것”

서울 강북을에서 재선을 지낸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배제) 평가에서 하위 10% 통보를 받은 사실을 폭로하면서 ‘이재명 사당화’를 정면으로 비판해 공천 내홍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컷오프 평가가 ‘비명 학살’의 빌미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패배하고 이재명 대표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경고가 민주당에서 쏟아지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하위 10%라는) 치욕을 공개하는 이유는 민주당이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는가를 드러내고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이 경각심을 가지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컷오프 평가 재심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재심 결정이 어떻게 나오든 박용진의 의정활동 평가는 몇몇 사람의 ‘근거를 알 수 없는 채점표’가 아니라 오롯이 당원과 국민의 몫”이라며 “경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사심’이 아니라 ‘상식’이 승리하는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노동당 출신인 박 의원은 초선 때인 20대 국회에서 사립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을 통과시키며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21대 국회에서도 상법 개정안 등을 연이어 발의하며 ‘재벌 저격수’로서 이름을 높였다. 이런 의정 성과에도 박 의원이 하위 10%라는 평가를 받은 것은 비주류로서 쓴소리를 이어왔기 때문이라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로 박 의원은 최근 ‘친문(친문재인)계 책임론’에 공천 잡음이 격화하자 “당이 대선 패배 백서도 안 썼다”고 지적했고, “ ‘개딸’보다 ‘개딸 악용 세력’이 문제”라며 이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8월 당 대표 후보 연설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박용진 후보도 공천을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날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근거에 대한 아무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선에서 하위 10% 이하 의원은 득표의 30%가, 하위 10∼20% 의원은 득표의 20%가 감산되기 때문에 하위 20% 통보는 의원들에게 사실상 컷오프로 받아들여진다. ‘여론조사 현역 제외 논란’의 당사자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전날 친문계 회동에 대해 “밀실 사천이 계속되면 총선을 윤석열 정권에 헌납하는 것”이라며 “당 정상화를 위해 계속 모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무늬만 시스템 공천인 민주당의 유일한 기준은 ‘친명 횡재, 비명횡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 비명계인 윤영찬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이를 다시 취소했다.
나윤석·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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