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기준금리 전격 인하 배경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중국 런민(人民)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한 것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속에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부동산 경기 및 투자·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가 침체 상태에 빠진 동안 미국 주요 빅테크의 시가총액 규모가 중국을 넘어섰다.

20일 런민은행은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전월 대비 0.25%포인트 인하한 3.95%로 고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10%를 크게 뛰어넘는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중국의 금리 인하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중국 내 소비 부진과 물가 하락이 지속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국이 춘제(중국 설) 이후 경기 부양책을 꺼내 들 가능성이 높다고 거론돼왔다. 연초 증시가 폭락하면서 대표 주가지수인 CSI 300 지수가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또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8% 하락해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며 2009년 이후 14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부동산 거래도 부진한데, 중국 부동산 분석기관 중즈(中指)연구원은 춘제 연휴 기간 25개 대표 도시의 신규 주택 일 평균 거래 면적이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고 밝혔다.

침체에 빠진 중국과 달리 7개 미국 빅테크를 뜻하는 ‘매그니피센트 7’의 전체 시가총액 규모가 전 세계 국가로는 두 번째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이치뱅크는 지난 1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매그니피센트 7’의 시총 합계는 주요 20개국(G20) 각각의 상장 기업 거래소 규모 가운데 2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매그니피센트 7’은 뉴욕증시를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 등 7개 기업을 일컫는다. 이들 7개 기업의 전체 시총은 13조1000억 달러(약 1경7514조 원)로, G20 국가 중 시장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중국(11조5000억 달러)보다도 많았다. 미국 증시 규모는 50조4000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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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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