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 ‘Job多한 진로지원’
이주 청소년 선별적 교육 대신
중1 학생 누구나 참여하게 지원
적성검사로 진로탐구 기회 제공
웹툰작가·반려동물 훈련사 등
직접 꼽은 희망 직업군 체험도
“이주 배경 청소년은 상대적으로 진로 활동 경험이 부족하다는 특징이 있지만, 이들만 대상으로 진로 교육을 할 경우 낙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번 진로지원 사업은 별도 선별 과정 없이 이주 배경 청소년의 참여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초록우산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의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Job多한 진로지원’은 서울 영등포구의 지역적 특성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 영등포구의 경우 2020년 기준 관내 거주 중인 외국인이 전체 구민의 14%에 달하는 5만4532명으로, 총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이 서울 내에서 가장 높은 자치구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이주 배경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지원 사업이 필요하지만, 이들만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활동은 오히려 참여자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거나 이들을 다른 학생들과 구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였다. 이 때문에 복지관은 일반 학생과 이주 배경 학생이 함께 다니는 다문화정책학교와 협업하기로 했다. 해당 학교의 중학교 1학년 학생 누구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이주 배경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를 활용해 자발적으로 프로그램 참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Job多한 진로지원 사업은 지난해 프로그램을 1회기(3월 8일∼5월 10일)와 2회기(5월 10일∼7월 12일)로 나누어 진행했다. 한 회기당 20명 안팎으로 총 41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이들 중 17명이 이주 배경 등 다문화 가정 청소년이었다. 회기마다 9회차의 활동이 마련됐으며, 복지관은 학생에게 친숙한 장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대림중 1학년 1반 교실을 활동 공간으로 마련하기도 했다.
복지관은 학생들이 진로 탐구에 대한 동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를 탐색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에 따라 1회차에는 학생에 대한 아동권리 교육 및 진로적성검사가 이뤄졌으며 2회차에서는 검사 결과 해석을 바탕으로 학생이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을 제공했다. 3회차에서는 본격적으로 학생이 진로 로드맵을 작성하도록 했고, 4∼6회차에 걸쳐서는 학생이 직접 꼽은 장래희망 직업군으로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미래진로센터의 지원을 받아 1회기 참여 학생들은 웹툰작가·반려동물 훈련사·가상현실(VR)전문가 직업 체험을 수행했다. 2회기 학생들은 반려동물 훈련사·메이크업 전문가·쇼콜라 전문가가 되기 위한 직업 훈련을 경험했다. 7∼8회차에서는 진로와 직업 가치관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고, 9회차에서는 사후검사가 이뤄졌다. 복지관은 이 과정에서 진로 관련 대학생 멘토링 단체 ‘꿈을꾸물’과도 협력했다고 덧붙였다.
사업 담당자인 김현기 과장은 프로그램 참여 학생에 대한 사전·사후 검사 결과를 토대로 “아이들의 진로 적응성이 높아지고 진로 장벽은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1∼3순위 장래희망을 꼽도록 했더니 장래희망 및 관심 직종이 다양해지기도 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이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보호자가 자녀의 진로에 대한 교육적 관여를 높일 수 있는 진로특강 등의 활동을 통해 진로 장벽을 낮추기 위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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