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7 시카고 방송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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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해변에서 7세 어린이가 놀이를 위해 파던 모래구덩이에 매몰돼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7세인 슬로안 매팅리와 두살 위 오빠 매덕스는 전날 오후 3시쯤 플로리다 로더데일바이더시 해변에서 놀다 모래구덩이에 매몰됐다.

이들은 모래를 파며 놀고 있었는데, 구덩이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머리 위로 모래가 쏟아졌고 순식간에 몸이 모래 속에 파묻혀버렸다.

해변에 상주 구조대원이 없는 상황에서 사고 목격자들이 손과 플라스틱 들통을 이용해 모래를 파내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슬로안의 모습은 아예 보이지 않았고, 매독스는 가슴까지 모래에 파묻힌 상태였다.

구조대는 아이들을 구조할 때 더 많은 모래가 구덩이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판자를 박아 세우고 구조에 나섰다.

매독스는 무사히 빠져나왔으나, 매독스 아래에 깔렸던 슬로안은 숨을 쉬지 않은 상태로 발견돼 결국 병원에서 사망선고를 받았다.

당국에 따르면, 붕괴가 일어날 당시 구덩이의 깊이는 성인 남성의 키 정도인 1.8m였다.

당시 남매의 부모도 해변에 함께 있었는데 구덩이를 함께 팠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가족은 플로리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이었다.

AP 통신은 의학 연구를 인용해 미국에서 매년 3∼5명의 아동이 해변이나 공원, 집에서 모래 구덩이 붕괴 사고로 사망한다고 전했다.

지난 2022년에는 노스캐롤라이나 해변과 뉴저지 해변, 유타 주립공원 모래언덕에서 각각 구덩이를 파며 놀던 10대 소년 3명이 숨지기도 했다.

미국 구조대 협회는 사람들이 모래의 위험과 무게, 붕괴 가능성을 과소평가한다면서 모래구덩이의 위험성을 오랫동안 경고해왔다.

해변의 모래는 내륙에 있는 모래보다 훨씬 쉽게 움직이는 데다 구멍을 파기 시작하면 빈 공간을 재빠르게 채우려는 성질이 있다는 것이다.

황혜진 기자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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