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구소련 KGB(국가보안위원회)의 ‘원 펀치’ 기술에 의해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각에서 제기된 ‘노비촉’(러시아가 개발한 신경작용제)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영국 더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인권단체 ‘굴라구넷’의 창립자인 블라디미르 오세킨을 인용해 나발니의 몸에서 발견된 멍이 KGB의 ‘원 펀치’ 기술과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굴라구넷은 2011년에 설립된 곳으로 러시아 수감자들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단체다. 오세킨은 ‘원 펀치’ 방식이 KGB만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발니는 사망하기 전 영하 27도까지 내려가는 극한의 추위에 2시간 30분 이상 노출된 후 사망했다. 오세킨은 “수감자의 경우 보통 1시간 이상 야외에 노출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먼저 나발니를 오랜 시간 추위에 노출시켜 혈액 순환이 최저 수준이 되도록 몸을 망가뜨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킨은 “숙련된 요원이 수 초 안에 누군가를 죽이기 매우 쉬운 상황이 된다”고 덧붙였다.
오세킨은 이어 “KGB는 그들의 요원들에게 주먹 한 방으로 몸 한 가운데 심장을 쳐 죽일 수 있도록 훈련한다”면서 “그것은 KGB 특수부대의 오래 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킨은 추운 지방에 갇혀 있던 수감자들이 이전에도 간수들에 의해 비슷한 방식으로 사망한 전례가 있다고도 했다.
나발니 사망 후 그의 어머니와 변호사는 나발니가 ‘돌연사 증후군’으로 사망했다고 통보 받았다.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는 남편이 ‘노비촉’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의심했다. 나발니는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노비촉 중독 증세를 보인 후 쓰러져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오세킨은 노비촉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그럴 가능성도 물론 있지만 수감자를 상대로 살해할 수 있는 수많은 옵션이 있다. 노비촉은 몸에 흔적을 남기고, 그렇게 되면 이전에 비슷한 방식으로 살해를 시도한 푸틴에게 바로 책임이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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