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남부의 유명 관광지 노이슈반슈타인성(사진)에서 여성 관광객을 성폭행하고 절벽에서 밀어 숨지게 한 미국인 남성이 범행을 시인했다.
20일(현지 시각) dpa통신, abc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독일 켐프텐지방법원에서 열린 트로이 볼링(31)에 대한 첫 공판에서 피고인은 변호인을 통해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는 살인,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미국 미시간주 출신의 볼링은 지난해 6월 14일 오후 2시쯤 바위산에 있는 노이슈반슈타인성 인근에서 미국인 여성 관광객 1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여성 1명을 절벽에서 밀어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은 바이에른 왕국의 국왕인 루트비히 2세가 지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으로, 연간 130만 명 이상이 찾는 곳이다.
마리엔 브뤼케 다리로 가는 길목에서 피해자인 에바 리우(21)와 켈시 창(22)을 만났다. 이 다리는 관광객들이 성을 보기 위해 이용하는 인기 있는 전망대다. 그는 "멋진 셀카를 찍을 수 있는 숨겨진 장소를 알려주겠다"며 이들을 등산로로 유인했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볼링은 리우의 목을 조르고 성폭행했다. 범행를 저지하는 창은 50m 아래 절벽으로 밀었다. 볼링은 관광객들이 보이자 의식을 잃은 리우를 절벽 아래로 밀었다.
산악구조대가 피해자들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리우는 치료를 받는 도중 숨졌다. 창은 나무에 걸리면서 목숨을 건졌다. 피해자들은 일리노이대 학생들로, 이튿날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볼링은 현장에서 도망쳤다가 차량 25대를 동원한 현지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 끝에 체포됐다. 그는 성폭행을 하며 피해자를 촬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수사당국은 볼링의 휴대전화에서 14살 동생을 몰래 촬영한 아동 포르노 파일을 압수했다.
재판은 내달 중순까지 여섯 차례 예정돼 있다. 독일 언론은 볼링이 종신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형법은 살인 욕구나 성욕 등을 채우려고 의도적으로 살인하면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1949년 사형제를 폐지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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