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외교장관 브라질서 회담

한·일 외교장관은 21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갖고 북한 문제에 대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 강제징용·독도 영유권 등 민감 현안에 대한 입장 차 속에 우리 정부는 22일 일본의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와 관련, 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외무상과 30분간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두 장관은 최근 호전적 언사와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조 장관은 북·일 관계에 대해서도 한·일 간에 계속 긴밀히 소통하자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북·일 접촉이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은 납북자 문제를 비롯해 억류자, 국군포로 등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23일 오전 1시(한국시간)에는 브라질 현지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도 열린다.

한·일은 강제징용, 독도 문제 등을 놓고는 팽팽하게 맞섰다. 최근 히타치조선이 한국 법원에 맡긴 공탁금이 원고 측에 출급된 것에 대해 가미카와 외무상이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다. 조 장관은 이날 일본 시마네(島根)현에서 열리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중앙정부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는 데 대해 항의했다. 이날 오후 서울에서는 전례대로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 등을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재차 항의할 방침이다.

한편 외교적 대화를 타진하고 있는 북한과 일본 사이에선 정상회담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납북자 문제라는 ‘큰 산’을 넘지 못하는 이상 실제 성사까지 가긴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요코타 메구미(橫田めぐみ) 등 납치 피해자의 생사 여부 등 기초적 사실관계에서부터 양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 양측이 문제 해결의 접점을 찾는 조짐은 관측되지 않는 상황이다.

김유진·조재연 기자
조재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