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과 합당 철회를 선언한 이낙연(가운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2일 오전 영입 인재 발표를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들어서면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곽성호 기자
개혁신당과 합당 철회를 선언한 이낙연(가운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2일 오전 영입 인재 발표를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들어서면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곽성호 기자


김무성 옥새 파동 20대 총선
새누리 패배로 朴 탄핵 빌미

민주당 ‘비명학살’ 내홍 심화
‘정권 안정론’ 힘 실릴수도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크고 작은 내홍을 겪는 가운데, 역대 총선에서 ‘내부 분열(Internal trouble)’이 승패를 가른 만큼 각 당의 내분 수습과 여야 대진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가 윤석열 정부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만큼 ‘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질지, 거대 의석을 가진 ‘야당 심판론’으로 치러질지 기로에서 계파 갈등과 공천 잡음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선거의 승리를 결정할 열쇠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20대 ‘옥새 파동’·21대 총선 ‘호떡 공천’… 국힘 ‘고배’=국민의힘이 내부 분열로 고배를 마신 대표적인 사례는 2016년 20대 총선으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던 만큼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압승이 예상됐으나 ‘옥새 파동’으로 결국 122석으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123석)에 원내 1당을 내줬다. 당시 ‘진박(진짜 친박근혜) 감별’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등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도 ‘친박리스트’를 작성하며 당 공천에 개입했다. 이 같은 친박 중심 공천으로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한 비박근혜계 다수가 공천에서 탈락했고, 당시 원내대표를 지냈던 유승민 전 의원까지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김무성 당시 대표는 항의 의미로 부산 영도로 내려가 ‘옥새 파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혐의가 인정돼 2018년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대선 패배 후 치러진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황교안 대표가 이끌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공천관리위원회 공천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이른바 ‘호떡 공천’으로 내부 갈등을 겪었다. 황 대표는 측근 민경욱 의원을 살리기 위해 공관위 결정을 번복해 인천 연수을 지역구에서 뒤집기 공천을 강행했다. 사천을 위한 무리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미래통합당은 84석으로 민주당(163석)에 2배 가까이 지면서 21대 국회에서 지금의 거대 야당을 탄생시켰다.

이 같은 사례에 비춰 최근 민주당에서 ‘하위 20%’에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대거 포함돼 공천 잡음을 일으키면서 정권 심판론이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야당 내부가 분열되면 오히려 정권 심판론의 선명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쇄신 공천’으로 갈등 극복한 국힘 vs ‘탄핵 역풍’에 과반 의석 얻은 민주=총선을 앞두고 당내 잡음이나 공천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이를 쇄신 공천으로 극복하거나 분열에 따른 역풍으로 오히려 과반 의석을 얻은 사례도 있었다.

2012년 19대 총선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과감한 개혁과 쇄신 공천으로 보수 정당의 큰 승리를 이끌어 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집권 5년 차에 치른 선거로 야권의 정권 심판론이 힘을 받아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이 똘똘 뭉쳐 ‘야권 연대’를 결성했음에도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친이명박계와 친박계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었으나 박 위원장이 본인의 지역인 대구 달성 불출마를 선언했고 친이계는 물론 친박계 중진들의 용퇴를 이끌어 냈다. 당시 야권 인사였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비대위원을 각각 영입했고 과감한 개혁안을 앞세웠다.

2004년에는 민주 진영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이 분화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으나,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자 역풍이 불면서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에 152석 과반 의석을 몰아줬다. 최근 국민의힘이 공천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갈등을 내비쳤는데,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의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당과 대통령실의 ‘디커플링’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3지대’도 분열… 캐스팅보터 동력 약화=이번 총선은 ‘제3지대’ 출연으로 거대 양당 구조를 깨고 캐스팅보터로서 역할이 주목됐으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합당 후 11일 만에 결별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제3지대는 빅텐트가 됐어야 좋은 전망이 나오는데 이마저도 분열하면 민심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지·김보름 기자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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